
공정거래위원회가 생활필수품 가격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슈링크플레이션' 대응에 나섰다. 용량을 줄이면서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에 대해 사전 고지를 의무화하고 업계 자율 억제 장치를 도입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중심기업협회와 함께 위생용품 제조·유통업체 11개사와 '용량 변경 등 중요정보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생리대, 기저귀, 화장지, 물티슈 등 가계 소비 비중이 큰 품목이다.
이번 협약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용량 축소를 통해 사실상 가격을 인상하는 관행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소비자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여 기업은 제품 용량이나 규격, 개수 등을 줄일 경우 포장, 홈페이지, 매장 등을 통해 최소 3개월간 소비자에게 변경 사실을 알린다. 변경 내용과 상품 정보는 한국소비자원에도 제출해야 한다. 해당 정보는 참가격 사이트에도 공개된다.
고지 의무와 별도로 사후 점검도 병행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용량 축소 정보가 소비자 거래행위 고시 위반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 사전 고지 없이 5%를 초과해 용량을 줄인 경우에는 공정위에 통보된다.
가격 안정 유도 장치도 포함했다. 협약 참여 기업은 가격 인상과 용량 축소를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억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협약을 성실히 이행한 기업에 대해 평가 가점과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반면 담합이나 가격 왜곡 행위에는 엄정 대응 방침을 유지한다.
공정위는 앞서 2월 외식업체와 유사 협약을 체결한 이후 가격 인상 자제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위생용품 협약 역시 생활물가 안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용량 정보에 대한 투명한 공개는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협약 이행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참여 기업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생필품 전반으로 '정보 공개 기반 가격 관리' 모델을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