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양국은 11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종전 협상에 나선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의 향방이 달린 만큼, 이번 협상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대표단은 JD 밴스 부통령을 단장으로,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등이 포함돼 현지로 향했다. 이에 맞서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협상단을 이끌고 도착했다.
협상 개시 전부터 양측은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기대를 밝히면서도 “장난치지 말라”는 경고를 공개적으로 보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결렬 시 공격 강화를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갈리바프 의장은 레바논 휴전과 이란 동결자산 해제를 협상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며 맞불을 놨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단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다. 양측이 휴전 기간 동안 해협을 개방하기로 했음에도, 이란은 통행량 제한과 통행료 부과 방침을 유지하며 실질적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보다 해협 통제권이 더 강력한 카드'임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유가 안정과 함께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원천 차단하는 성과를 동시에 도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특히 2015년 체결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넘어서는 결과를 만들어야 전쟁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 이 합의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를 제한하고 국제 사찰을 받는 대신 제재 완화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이란은 △대이란 제재 전면 해제 △미군 철수 △우라늄 농축권 인정 △전쟁 피해 배상 등 강경한 요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군 철수 등은 미국으로선 수용이 어려운 조건으로, 양측 간 입장 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여기에 레바논 휴전 문제 등 협상 의제 자체에 대한 이견도 남아 있어, 협상이 예정대로 시작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전략적 입지 강화를 노리는 이란 모두 협상 자체를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이번 협상의 관건은 양측이 짧은 시간 안에 서로 '승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입장 차가 큰 만큼 휴전 연장과 함께 장기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