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 상용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30년은 인공지능(AI)을 실어 나르는 지능형 네트워크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1996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를 일궈내며 국내 정보통신 산업 초석을 다진 SK텔레콤이 다가올 30년의 핵심 경쟁력으로 'AI 고속도로' 구축을 지목했다. 전 산업 AI 대전환을 견인하는 지능형 인프라를 선도해 제2의 CDMA 신화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종훈 SK텔레콤 네트워크전략담당은 8일 “통신망의 세대 진화는 10년 주기로 이뤄졌으며, 6G는 단일 구현 기술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광범위한 기술이 총망라된 형태가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는 단순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넘어 전 산업의 AI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글로벌 2G 표준이 시분할다중접속(TDMA)으로 굳어지던 시기, 정부는 기술 자립을 위해 상용화 전례가 없던 CDMA 단일 표준을 채택, 1996년 4월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및 ETRI·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이 ICT 종속국에서 주도국으로 탈바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96년 2.2%(17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 내 정보통신산업 부가가치 비중은 2025년 13.1%(304조원)로 확대됐다. IT 산업 수출액 역시 국가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CDMA 2G 통신은 상용화 초기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연평균 37.2% 성장하며 125조원의 생산유발과 142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창출했다.

세대별 통신망 진화는 곧 산업 생태계의 확장이었다.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CDMA 상용화 이후 LTE와 5G를 거치면서 모바일 기기, 반도체, 콘텐츠 산업의 동반 성장이 촉발됐다”고 짚었다.
SK텔레콤은 향후 30년의 패러다임은 AI 인프라가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 네트워크는 텔코 본연의 역할을 넘어 AI 서비스 구동의 핵심 뼈대인 AI 네트워크로 진화한다. 핵심은 설계부터 운용 프로세스까지 전 영역에 AI를 통합하는 'AI 네이티브'다. 현재 SK텔레콤은 자율 네트워크 레벨 4 달성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6G 시대에 과거 CDMA와 같은 게임체인저로는 AI-RAN(지능형 기지국)이 꼽힌다. 이 담당은 “전국 단위로 분산된 통신 국사와 기지국에 AI 프로세싱 능력을 부여해 커넥티비티와 컴퓨팅 파워를 동시에 제공하는 '에지 AI'가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및 장비 벤더들과 전방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6G 경쟁에 있어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 획득보다는 실질적 기술 표준화 리더십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현실적 입장을 보였다.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