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의 두꺼운 카메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기술이 등장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렌즈 돌출 없이 140도 넓은 시야를 구현하는 1㎜ 이하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다.
KAIST는 정기훈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김민혁 전산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곤충의 시각 원리를 적용해, 얇으면서 화각이 넓은 '광시야 생체모사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고성능 광각 카메라는 렌즈를 여러 개 겹쳐야 해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데, 연구팀은 기생 곤충인 '제노스 페키'의 시각 구조에 착안해 이를 극복했다.

제노스 페키는 여러 개 눈이 장면을 부분 이미지 단위로 나눠서 인식하고, 이를 뇌에서 하나로 결합해 하나로 완성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 연구팀은 이런 '분할 촬영·통합' 원리를 카메라 구조에 도입했다.
작은 렌즈 여러 개가 각각 다른 방향을 동시에 촬영한 뒤, 이를 하나로 합쳐 선명한 장면을 만드는 방식을 구현했다. 특히 렌즈 모양과 빛이 들어오는 위치를 정교하게 조정해, 화면 가장자리까지 흐려지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중심뿐 아니라 주변부까지 고르게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두께 0.94㎜ 초박형 구조인 이 카메라는 공간 제약이 큰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좁은 부위를 정밀 관찰하는 의료용 내시경은 물론, 미세 로봇이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장비의 영상 획득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카메라 성능 향상이 장치 크기 확대로 이어진 기존 설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 초소형 기기에서도 고성능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광학 영상 전문 기업 마이크로픽스에 기술을 이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기훈 교수는 “자연계 시각 원리를 적용해 초소형 구조에서도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영상 품질을 동시에 확보했다”라며 “공간 제약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새로운 영상 획득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권재명 KAIST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3월 23일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