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박윤영 신임 대표를 거버넌스 정점으로 새출발했다.
인공지능(AI) 대전환으로 하루가 숨가쁜 시기, 전임 CEO에서 이어진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만 벌써 반년이다. 그전 정부 교체와 정치적 혼란기까지 포함하면 1년은 족히 허송했다.
그러는 사이, 기간통신사업자로선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정보보안 사고도 터졌다. 펨토셀이라고 하는 초소형 기지국을 갖고 돌아다니며 범행하는 잡범 수준의 해커에게 코어망이 뚫리는 망신을 당했다. 향후 KT의 2020~2030년사가 기록된다면 아마 가장 뼈아픈 시기로 남을 것이다.
박 신임 대표는 이런 난국에 마침표를 찍고, KT를 다시 일으켜 뛰게 만들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사업상 명예를 회복하는 것을 위시해 국민과 주주를 위해서도 꺼질 듯 했던 자존심을 되살려야 한다.
누구보다 KT 내부 사정에 밝은 박 대표는 공식 일성으로 '빈틈 없는 정보보안'과 '안정적 네트워크 품질'을 강조했다. 이 점만 보더라도 통신업이라는 KT의 본원 경쟁력과 고객 신뢰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분명히 한 셈이다.
나아가 박 대표는 한가하게 경영혁신을 외치고만 있을 시간 여유가 없음을 직시한 듯 하다. 그는 주주총회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말과 형식보다는 속도와 실행으로 보여주겠다”며 신속한 조직 안정화와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출발선에서 거창한 청사진과 루트를 밝히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출발한 뒤 하나하나 성과로서 과정을 확인시켜 주겠다는 뜻이다. 한발한발 조심스러움보다는, 일단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변화와 발걸을 내딛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춤했던 시간을 벌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KT로선 어려울 수도 있지만 피할 수도 없는 선택이 앞에 놓였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업자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AI 네트워킹, 6세대(G)통신, 양자보안 등 긴 안목으로 도전해야 할 국가 과제에 더욱 속도를 내 들러붙는 전략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 통신의 미래 대비와 투자를 KT가 해줘야 한다. KT가 그 중요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
KT가 느슨해진 조직과 인력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미래 기술을 향한 근성을 되찾아야 한다. 새 CEO를 중심으로 정확한 방향성 아래 일사불란하게 전진해야 한다. 2026년 4월 1일부터 KT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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