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상생과 협력,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게임 산업 생태계 마련해야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명예위원장으로 추대한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가 30일 공식 출범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인앱결제 수수료 구조에 대한 대응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목련실에서 열린 출범식 및 정책토론회에서 시민위원회는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기반으로 최대 30%에 달하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찬 명예위원장은 출범사를 통해 “이 같은 구조는 창작자의 정당한 수익을 침해하고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제 사회에서는 이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배상 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법망 회피로 인해 지난 4년간 약 10조 원 규모의 피해가 누적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게임 산업이 한국 콘텐츠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임에도 최근 수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민간과 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시민위원회는 약 23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게임 시장이 외형과 달리 심각한 양극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소 게임사들이 과도한 수수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수수료 환수와 디지털 주권 회복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현 디지털 플랫폼 구조를 과거 통행세를 받던 상황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전횡적 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국내 게임 산업에서만 약 10조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부족한 '미완의 입법'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김 교수는 수수료 구조가 유지된 채 앱 심사 지연이나 노출 제한 등 플랫폼의 우회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한계로 지목했다. 또한 정부 역시 조사와 과징금 집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규제 집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플랫폼 중심의 유통 구조가 콘텐츠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됐다. 넷플릭스 중심의 구조가 국내 OTT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의 해외 종속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음악 시장에서도 멜론이 유튜브 프리미엄과 스포티파이의 공세 속에서 경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 제시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반독점 규제와 집단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이 약 9,000만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1조 원대 배상을 진행 중이며, 애플 역시 수조 원 규모의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도 애플에 대해 약 2조 9,000억 원 규모의 이용자 배상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인앱결제 강제에 따른 손해가 매년 약 2조 5,000억 원씩 발생해 누적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중소 게임사 250여 곳이 미국에서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으며, 최근 구글이 배상 협의를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시민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 게임사의 참여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위원회는 ▲이용자 중심 피해 구제 ▲디지털 동반성장의 제도화 ▲현장 중심 해결책 도출을 3대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용자 집단소송 지원과 입법 제안 등을 통해 인앱결제 수수료 환수 및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방효창 시민위원회 위원장은 “과도한 수수료가 개발사 비용 증가와 콘텐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수된 배상금은 약 1만7,000개 개발사와 2,700만 명 이용자에게 우선 환원하고, 중소 개발사의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미국의 통상 압력과 글로벌 경제 환경으로 인해 입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방효창 위원장 역시 비관세 영역에서의 미국 압력이 법안 추진의 현실적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규제에 따른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디지털세' 또는 '디지털 광고세' 도입을 제안했다. 국내 게임사 집단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이영기 위더피플법률사무소 외국변호사는 정부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디지털 주권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위원회는 향후 집단소송 지원과 입법 추진을 통해 디지털 경제 질서를 재정립하고, 이용자와 개발사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하 행사 참석자
정운찬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 명예위원장
방효창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 위원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명자 카이스트 이사장
지헌민 집행사무총장
이경일 공동사무총장
임성준 상임고문
발제자
이병진 팡스카이 대표
이영기 위더피플법률사무소 외국 변호사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글로벌케이컬처경제포럼 대표
게임협회 및 단체장 위원(협회/단체명 기준 가나다 순)
김환민 한국게임개발자연대 겸 피해모임연대 대표
신용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황성익 한국게임모바일협회장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장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홍영기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 부회장
전문가 위원-교육위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중앙대 교수
고혜영 한국게임학회 서울여대 교수
전문가 위원-법률위원
신병재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박정문 법무법인 일로 대표 변호사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