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평가 발묶인 수도권 AIDC…신속 공급 타이밍 놓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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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데이터센터인 평촌2센터 투시도

국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AI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이 국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지만, 핵심 규제 완화 대상에서 수도권이 제외되며 반쪽짜리에 그칠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수도권에 한해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기로 하면서, 정작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내 기존 데이터센터의 AIDC 전환은 여전히 규제에 발이 묶여 국가 AI전환(AX)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2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9년 기준 신규 데이터센터의 86%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기업은 저지연 통신 품질 확보와 데이터 관리·전문인력 수급 용이성 등 문제로 수도권 입지를 선호한다.

사용전력이 10㎿(메가와트) 이상인 시설에 적용되는 전력계통영향평가는 수도권 AIDC 인프라 확충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신규 대규모 전력소비시설이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기후환경에너지부가 사전에 검토해 전력 수요 집중 현상을 완화하는 제도다. 수도권은 전력 수급 문제와 지역 낙후도 등 비기술적 요건으로 인해 사실상 통과가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수도권 데이터센터 신청 195건 중 최종 승인된 건은 단 4건에 그쳤다.

이번 법안소위를 통과한 AIDC 특별법 대안에 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조항이 빠지면서, 통신사들의 AIDC 사업 확장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현행 전력 규제에 따르면, 통신사가 기존 데이터센터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추가 구축해 AIDC로 전환하려 할 때에도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통신사는 수도권에 20여개 DC를 운영하며, AI 인프라 증가에 따라 탄력적으로 AIDC 전환을 꾀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파주 AIDC를 비롯, 평촌메가센터, 평촌2센터 등을 운영하며 AIDC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전력계통 규제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KT도 용산에 이어 가산동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는 등 수도권에 주요 DC를 보유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SK브로드밴드도 서초·일산 등에 IDC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의 효율적 확보를 위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투트랙 분산 이원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력 소모가 큰 신규 하이퍼스케일급 AIDC는 직접전력구매계약(PPA) 특례 등을 통해 발전소 인근 비수도권 구축을 유도하되, 수도권에서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코로케이션 형태의 AIDC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서 100㎞ 멀어질 경우 회선 요금이 연간 약 50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입법까지는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가 남아있는 만큼, 비수도권 중심의 신규 인프라 투자 촉진과 더불어 기존 수도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규제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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