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생활건강이 실적 악화와 대외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생산시설·설비 증설 등 투자 집행을 대폭 축소했다. 투자 계획과 달리 실제 집행은 필수 항목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투자 집행률이 크게 낮아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025년 설비·물류 등 투자 예상액은 2117억원이었으나 실제 집행액은 828억원에 그쳤다. 집행률은 약 39% 수준이다. 2024년에도 투자 계획 대비 투자 축소가 나타난 데 이어, 2025년에는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전체 투자액 역시 2023년 1650억원에서 2024년 1207억원, 2025년 828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에서 투자 축소도 두드러진다. 화장품 투자액은 2023년 330억원에서 2025년 158억원으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음료는 321억원에서 111억원으로, 생활용품은 207억원에서 101억원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유의미한 신·증설 투자가 없어 해당 항목에 큰 지출이 없었다”면서 “투자 집행은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후 실제 집행 단계에서 상세 타당성 검토를 거치기 때문에 계획 대비 실적이 감소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대외 환경 악화로 투자 검토 기준이 강화되면서 시급하고 필수적인 투자 위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외 여건 악화에도 5년간 50~70% 수준을 유지하던 투자 집행률이 40% 아래로 내려앉은 점은 이례적이다.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투자의사 결정 자체가 보수적으로 전환된 신호로 보인다.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매출 6조3555억원, 영업이익 17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6.7%, 62.8%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현금 흐름 관리에 집중하면서 설비 투자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동종업계인 아모레퍼시픽은 투자 기조를 확대했다. 2023년 1502억원대에서 2024년 766억원으로 줄었던 투자 규모를 2025년 915억원으로 늘렸다. 연구에 필요한 장비 매입이나 생산 설비 신설, 유지·보수 등으로 판매 확대와 생산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계열사 코스비전 투자도 소폭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유형 자산 투자 보다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시장 전략을 선회한다. 실제 설비 투자와 달리 R&D 투자는 유지했다. 연구개발비는 최근 3년간 1600억원대 수준을 유지했고, 2025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7%를 기록, 3%대 중후반대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확장'보다 '효율'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 설비 투자 대신 디지털 채널 확대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는 한편, 화장품 사업은 공장 증설보다 지분 투자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한다. 연구개발에 지속 힘을 쏟는 한편, 2026년도 투자 예상액은 1392억원으로 제시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