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박진만 KICOX 전남본부장 “미래 에너지투자 물꼬 촉매제 되길”

“고압가스 배관 이격 거리 규제 해소가 석유화학 산업단지 전체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져, 지역산업 활성화 물꼬를 트는 핵심 촉매제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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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 전남지역본부장. KICOX 제공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 전남지역본부가 노후 석화 산단의 해묵은 난제로 꼽히던 '고압가스 사외배관 이격 거리 규제'를 풀어냈다.

그동안 여수와 울산 등 국가 석화 산단은 고압가스법 관련 안전기준(KGS Code FP111, FP112)에 발목이 단단히 잡혀 있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고압가스 사외배관을 새로 설치하려면 도로와 40m 이상의 이격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이미 수십년간 고밀도로 개발이 완료된 산단 내에서 이를 충족할만한 유휴 부지 확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정부가 청정수소 및 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함에도, 정작 이를 실어 나를 핵심 인프라인 배관을 깔지 못해 수조원 규모의 기회발전특구 사업과 450억원 규모 암모니아 배관망 사업 등이 전면 중단되는 위기를 겪었다.

KICOX 전남본부는 2022년 울산 파이프랙 사업이 중단되는 것을 보며, 해당 문제가 특정 기업만의 애로가 아닌 국내 모든 석화 산단의 공통된 난제임을 직시했다. 관련 기업들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뒤, 약 1년 동안 3억3000만원을 투입해 산단 내 전체 배관에 대한 안전성 평가 전문 용역을 추진했다.

박진만 KICOX 전남본부장은 “가장 큰 난관은 이격 거리를 줄였을 때 안전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를 두고 정부를 설득하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대규모 석화 산단 특성상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인 '안전'과 '대체 방안'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만 했다.

이에 단순한 거리 제한을 두는 대신, 파이프랙과 같은 구조물 안전조치,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 방재 체계 등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안전 확보 대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또 2018년부터 여수산단에서 추진해 온 디지털 기술 기반의 통합 안전관리 체계와 2027년까지 고도화할 종합 안전관리 인프라를 연계해 정부 승인을 최종적으로 끌어냈다.

이번 규제 개선은 꽉 막혀있던 지역 경제에 시너지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현재 여수산단에서 추진을 앞둔 DIG에어가스의 수소·액화탄산 제조시설 신설 사업 등 주요 기업들의 신규 미래 에너지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박 본부장은 “대규모 공사 물량이 풀리면서 플랜트 건설과 유지보수를 주업으로 하는 지역 중소 협력사들에게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며 “석화 경기 침체로 신음하던 지역 업계의 경영 위기 극복과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COX 전남본부는 이번 성과를 넘어 'K-산업단지 대전환'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AX 실증산단' 구축과 산단의 친환경·무탄소 에너지 전환을 돕는 'GX 확산' 등 다양한 스마트그린산단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산단은 이제 단순한 제조 공간을 넘어 저탄소·지능형 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규제 완화 포스트'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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