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승자는 '원자력·반도체'로 요약된다. 연초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를 타고 반도체 ETF가 급등했고, 2월에는 전력 수요 확대와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원전 ETF가 강세를 보였다. 3월 들어서는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에너지 ETF가 새롭게 부상했다.
전자신문이 한국거래소 ETF 월별 수익률(1월 2일~3월 27일)을 집계한 결과,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1분기 누적 수익률 상위권에는 원자력과 반도체 ETF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원자력'이 99.6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한국원자력SMR'은 85.18%, KB자산운용의 'RISE AI반도체TOP10'은 83.83%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원자력SMR'도 77.09% 상승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와 함께 우주항공, 증권 ETF도 강세를 보였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우주항공&UAM'은 76.02% 상승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증권'도 각각 75.83%, 75.55% 올랐다.
월별로 보면 주도 테마는 뚜렷하게 바뀌었다. 1월에는 반도체와 우주항공이 시장을 이끌었다. 'PLUS 우주항공&UAM'이 62.62% 올랐고, 'RISE AI반도체TOP10', 'SOL 반도체전공정', 'TIGER 반도체TOP10' 등도 40~5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장비·공정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우주항공 ETF 강세 역시 방산과 미래 운송산업에 대한 성장 기대가 함께 작용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2월에는 '원전'과 '증권'이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TIGER 코리아원자력'은 40.97%, 'KODEX K원자력SMR'은 34.52%, 'SOL 한국원자력SMR'은 33.17% 상승했다. 'TIGER 증권'과 'KODEX 증권'도 각각 34.18%, 33.75%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원전 ETF는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와 원전 재평가 기대가 맞물리며 상승했고, 증권 ETF는 증시 반등과 거래대금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3월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원유와 에너지 ETF가 수익률 상위로 치고 올라왔다. 중동 전쟁이 격화되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운송 차질이 부각되면서 원유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KODEX WTI원유선물(H)'는 47.75%,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45.71% 상승했다.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는 25.21%, 'KIWOOM 미국원유에너지기업'과 'KODEX 미국S&P500에너지(합성)'도 각각 19.49%, 19.17%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기존 강세 테마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3월에도 원자력, 방산, 우주 등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수록 에너지 안보와 전력 인프라, 방산 수요에 대한 기대가 함께 부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1분기 초반 시장을 이끌었던 일부 성장주는 3월에 조정을 받으며 수익률 순위에서 밀려났다.
수익률 상위 테마와 실제 자금이 집중된 ETF는 다소 달랐다. 1분기 누적 거래대금 상위는 KODEX 200, KODEX 코스닥150, TIGER 반도체TOP10 순이었다. 수익률은 원자력과 반도체, 우주항공이 주도했지만 실제 거래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반도체 대표 ETF와 미국 대표지수 ETF에 집중됐다. 투자자들이 수익률 상위 테마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장 전체 방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