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킹' 오프닝곡 작곡가, 가사 희화화한 코미디언에 400억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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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상징적인 오프닝 곡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의 가사를 희화화한 코미디언이 400억원대 소송에 직면했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라이온킹 대표곡 서클 오브 라이프의 도입부 챈트(구호)를 만들고 직접 부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그래미 수상 작곡가 레보 엠(본명 레보항 모라케)은 자신의 노래 의미를 고의로 왜곡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짐바브웨 출신 코미디언 레언모어 조나시(레언모어 므와니에니에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가 최근 팟캐스트와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에서 해당 곡의 가사를 의도적으로 오역하고 희화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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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논란은 조나시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팟캐스트에 출연한 조나시는 서클 오브 라이프의 도입부인 “난츠 잉고냐마 바기치 바바(Nants'ingonyama bagithi Baba)”를 부르고는 “저기 사자가 있어, 세상에!(Look, there's a lion. Oh my god!)”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농담했다. 이에 진행자들은 “더 아름답고 웅장한 내용을 예상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서클 오브 라이브의 도입부 가사는 남아공 언어인 줄루어와 코사어로 쓰였다. 조나시가 직역한 가사를 디즈니에서는 “모두가 왕께 경배를 드립니다. 우리는 모두 왕 앞에 절합니다”라고 번역했다.

원고인 모라케는 '잉고냐마'가 문자로 '사자'로 번역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체적인 가사가 왕족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됐다며 “조나시는 남아프리카 전통에 뿌리를 둔 아프리카 노래를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모라케 측은 이러한 왜곡된 발언이 디즈니와의 비즈니스 관계 및 저작권 수입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실제 피해액 2000만 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액 700만 달러를 합쳐 총 2700만 달러(약 405억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또한 모라케는 조나시가 이 번역을 농담이 아닌 권위있는 사실처럼 전달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에 보호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코미디언 조나시는 이번 농담이 미국 대중문화가 아프리카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전형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나시는 “아프리카에 있는 사자들이나 원숭이들이 미국식 억양을 쓴다. 미국 대중문화에서 아프리카를 묘사하는 방식을 비판한 것”이라며 모라케와 이번 화제를 기회로 사람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모라케가 자신을 '자기혐오자'라고 부르자 협업 의사를 접었다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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