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면 치매 온다?”… 전문가들이 밝힌 수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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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순히 '잠을 적게 자는 것'만으로 치매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수면 부족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순히 '잠을 적게 자는 것'만으로 치매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사이언스 뉴스는 미국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용해 치매 사례의 약 13%가 불면증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에서는 수면 문제를 청력 손실이나 고혈압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 요인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수면이 건강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업무 효율과 면역력, 식습관까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수면 중에는 뇌가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데 이는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수면 시간' 자체보다 특정 수면 질환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틴 월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단순한 수면 부족이 아니라 특정 질환이 뇌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수면무호흡증이다. 이 질환은 잠자는 동안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는 현상으로,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혈중 산소 감소와 심박수 증가를 유발한다. 장기적으로는 고혈압과 염증, 혈관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심장 건강 악화는 곧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 역시 치매 위험과 연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드물지만 렘수면 행동장애 역시 주목된다. 꿈속 행동을 실제로 옮기는 이 질환은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와 관련된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치매 환자에서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신경세포가 먼저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낮 동안 졸림이 증가하는 특징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는 수면을 유도하는 신경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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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순히 '잠을 적게 자는 것'만으로 치매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수면 추적이 대중화됐지만, 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면 데이터를 확인한 뒤 피로감을 더 크게 느끼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관적으로 충분히 잤다고 느끼는 감각 역시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연구 결과도 과장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불면증이 치매 위험을 40% 높인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정상 수면 그룹의 인지 저하 발생률이 10%인 데 비해 만성 불면증 그룹은 14%로 소폭 높은 수준에 그쳤다.

수면 전문가인 스테파니 로미셰프스키는 “수면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타인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며 “삶의 단계에 따라 필요한 수면량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수면 시간보다 수면의 질과 건강 상태 전반이다”며 과도한 불안보다는 올바른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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