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오창명 의생명공학과 교수팀이 뇌 세포 속 특정 지방 성분 세라마이드의 생성을 억제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가능성을 제시했고 23일 밝혔다.
파킨스병은 전 세계 약 1000만 명이 앓고 있다. 손발 떨림, 보행 장애 등 운동 기능을 서서히 잃게 만드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현재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가 주를 이루며 병의 근본 원인을 막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특히 신경세포가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손상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한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뇌 세포 안에서 지방처럼 작용하며 세포 구조와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물질인 '세라마이드(ceramide)'에 주목했다. 세라마이드는 노화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파킨슨병에서는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의 응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루이소체 치매(LBD) 환자 6명의 뇌 조직과 정상 뇌 조직(6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환자 뇌에서 19종의 세라마이드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분석에서는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세라마이드를 생성하는 효소와 관련된 유전자(CERS5, CERS6 등)의 활동이 증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파킨슨병 동물모델과 환자 유래 세포를 이용해 세라마이드 생성 억제 효과도 검증했다. 세라마이드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 '마이리오신(myriocin)'을 5~7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단백질 응집이 감소하고 운동 능력과 기억력이 개선되며,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낮추고 운동·기억·집중력을 조절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기능이 정상 수준에 가까워지는 효과도 보였다.

특히 세포 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과정(미토파지)은 활성화되고, 신경 염증과 세포 사멸은 감소하는 변화도 함께 확인했다. 이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미토파지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효과로, 해당 과정이 파킨슨병 병리 개선의 핵심 기전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오창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응집과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지는 질병의 근본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보다 안전한 합성 억제제 개발과 장기 독성 검증을 위해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