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보다 무서운 건 AI의 거짓말“… 사용자 27% '환각 현상' 최우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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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클로드

인공지능(AI) 사용자들은 일자리 상실보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더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이 발표한 대규모 사용자 조사 보고서 '8만1000명이 AI에 원하는 것(What 81000 People Want from AI)'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앤트로픽이 지난해 12월, 세계 159개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챗봇인 클로드를 활용해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7%가 AI의 가장 큰 불안 요소로 '환각 현상으로 인한 오류'를 꼽았다. 이어 일자리 대체 및 인간 자율성 침해(22%), 비판적 사고 능력 저하(16%) 순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한 사업가는 “AI 환각 현상으로 수많은 업무 시간을 허비했다”고 토로하며 기술적 불완전성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면 AI가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로는 '생산성 향상'이 1위로 꼽혔다. 응답자의 32%는 AI 도입 후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약 81%의 사용자가 AI가 자신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웹디자이너는 “과거에는 혼자였지만 이제는 AI 덕분에 100명의 몫을 해내고 있다”며 기술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AI를 바라보는 시각에 뚜렷한 온도 차가 존재했다.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중저소득 국가 사용자는 유럽이나 미국 등 고소득 국가에 비해 AI에 대해 훨씬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고소득 국가일수록 AI가 경제와 고용에 미칠 실질적 영향에 민감한 반면, AI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는 일자리 대체 위협을 보다 추상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클로드 인터뷰어'라는 특수 챗봇이 70개 언어로 직접 대화를 나누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앤트로픽의 사회적 영향 팀을 이끄는 딥 강굴리는 “클로드를 통해 수집된 풍부한 인간의 경험이 향후 연구 방향과 제품 구축 방식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사 방법론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제기된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북미와 서유럽 사용자에게 편중되어 있으며, AI 조기 도입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전체 인구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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