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블록스가 국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배경에는 '게임이냐, 메타버스 서비스냐'라는 구분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5년전 로블록스 진출 초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 유료아이템까지 판매하는 게임으로 자리잡은 만큼, 관리에 돌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블록스는 2021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게임 관련 논란이 제기되자 국회입법조사처는 메타버스를 기존 게임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용자의 행동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개방형 구조,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되는 가상세계, 리셋되지 않는 환경 등은 전통적인 게임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입법조사처는 “신산업에 대한 과도한 사전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규제 신중론을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로블록스는 '플랫폼'으로 분류되며 게임산업법 적용의 경계선 밖에 놓였다.
문제는 이후 5년여 동안 제도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블록스는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기반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피해 왔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유료 결제, 폭력·정치 콘텐츠 등 게임과 유사한 요소가 빠르게 확대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물론, 콘텐츠도 논란이다. 최근 계엄 상황을 소재로 군·경이 시민을 향해 발포하는 내용을 담은 '그날의 국회'가 유통됐다 삭제되는 등 사회적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콘텐츠나 정치 편향 게임도 등장했다.
현행 게임산업법은 역사 왜곡이나 과도한 폭력·범죄 묘사 콘텐츠의 제작·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로블록스는 사전 심의 체계 밖에 있어 사실상 사후 대응에 의존하는 구조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극적 대응도 규제 공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블록스의 '특수한 플랫폼 구조'를 이유로 구체적 조치를 미루는 사이 이용자 보호 장치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청소년 보호를 위해 국제연령등급연합(IARC)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한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이 추진됐지만, 논의가 장기화하며 실질적 규제 적용이 이뤄지지 못했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되면, 사전심의를 자체적으로 하더라도 연령 등 등급을 부여해 규제 적용이 가능하다.
플랫폼 형식과 무관하게 확률형 아이템, 유료 결제, 이용자 간 상호작용 등 특정 기능이 존재할 경우 동일한 이용자 보호 기준을 적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시에, 규제 강화가 산업 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된다. 메타버스와 UGC 생태계는 창작과 혁신의 기반인 만큼 과도한 사전 규제보다는 최소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후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도 보완을 통해 불법게시물을 즉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 간 규제 역차별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로블록스의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 등 개선 방안을 신속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