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와 교육청의 '비업무 사이트 접속 정책'으로 새 학기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같은 교육부 지침인데도 서울에서는 카카오톡 등 외부 사이트 접속이 가능했던 반면, 경기도에서는 접속이 차단되며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
17일 에듀플러스 취재에 따르면, 3월 초 새 학기 수업에서 경기도 교사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네이버 블로그, 다음 카페, 구글 드라이브 등에 접속하지 못했다. 경기 남양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새 교실에 와서 학생들에게 보여줄 자료를 내려받기 위해 구글 드라이브에 접속했는데 '비업무 사이트'로 차단돼 사용하지 못했다”며 “당장 수업에 쓸 자료가 없어 우왕좌왕했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교육부에서 '행정업무 접속 단말기에 대한 보안관리 방안 및 정보보안 기본지침에 따라 비업무 사이트 접속 정책 초기화' 방침을 교육청에 전달하면서 이뤄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용 단말기가 아닌, 사이버 보안을 위해 행정업무를 하는 단말기에서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텔레그램 등 메신저 설치를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나이스나 에듀파인을 사용하는 행정 업무상의 정보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한 예방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일한 교육부 지침이 교육청별로 다르게 적용됐다는 점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월 공문을 통해 “업무와 무관한 웹사이트나 악성코드 유입 위험이 있는 서비스 등 비업무 사이트 접속을 기술적으로 제한해 행정업무에 접속하는 단말이 보안 강화 및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지역 교사들은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사용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근무하는 일선 교사는 “메일도 사용할 수 없고, 평소 자료를 올려 학생과 소통했던 카페와 블로그까지 연결이 안 되면서 동료 교사들도 불편함을 겪었다”면서 “서울 지역 교사에게 물어봤는데 서울은 접속이 잘 된다고 해 교육부와 교육청이 무리한 행정적 지침을 내린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12월 교육부 지침 이후 시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 1월에 사이트를 차단하고, 필요한 경우 신청서를 내면 사용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다만 학기 초에 신청이 몰리면서 교육지원청에서 접수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의 해석도 엇갈린다. 교육부는 해당 지침이 행정업무에 국한된 보안관리 기준일 뿐, 구체적인 사이트 차단 여부는 교육청의 자율적 판단이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보안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과정에서 시행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후 교원단체와 현장의 민원이 쏟아지면서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해당 조치를 '허용 정책'으로 전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치를 철회하거나 전환했다기보다 행정업무에서는 보안을 강조하는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사이버 위협이 많은 만큼 주의를 기울여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지침에 따른 정책 시행 여부는 교육 자치의 영역으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교육청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교육부가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을 강조하면서 특정 정책은 밀어붙이고,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플랫폼은 막아버리는 등 디지털 활용에 대한 논의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보안 문제가 반복되는 민간 서비스 관리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플랫폼을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디지털 교육 확대에 맞는 현실적인 보안 정책과 공공 시스템 개선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