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지 능력 넘어선 AI 활용에 피로감 급증… '브레인 프라이' 증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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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으나, 되레 피로감이 높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영 컨설팅 기업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발표한 연구에서 “자신의 인지 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AI 사용과 관리에 따른 정신적 피로감”을 '브레인 프라이'(brain fry·뇌 과부하)라고 명명했다.

연구진은 AI를 업무에 활용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고 관리하게 됐고 이에 따라 △실수 증가 △의사 결정 피로 △퇴사 의사 증가 같은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레인 프라이'를 겪고 있는 한 엔지니어링 관리자는 연구진에게 “마치 머릿속에 브라우저 탭이 12개가 열려 있고, 그 탭들이 모두 관심을 받으려고 싸우는 것 같다”며 “같은 내용을 계속 다시 읽게 되고,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의심하고, 조급해진다. 사고방식이 망가지진 않았지만, 머릿속에서 잡음이 들리듯 시끄럽다”고 말했다.

앞서 기업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AI 활용을 늘리도록 압박하는 흐름 속에서 AI가 생성한 오류가 업무의 질을 낮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저품질의 AI 콘텐츠 '워크 슬롭'(Workslop·업무 찌꺼기)이 일종의 '인지적 포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명명된 '브레인 프라이'는 '워크 슬롭'의 정반대 현상이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가브리엘라 로젠 켈러만은 “브레인 프라이는 마치 AI와 지능 대 지능으로 일대일 대화를 시도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가 몰아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브레인 프라이가 시대 변화에 따른 '성장통'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로 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피로감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브레인 프라이'를 연구하는 매튜 크롭 BCG 전무이사는 “AI의 사용은 이제 막 운전을 배운 사람이 페라리를 몰고 있는 것과 같아서, 엄청나게 빠르게 달릴 수도 있지만 통제력도 잃기 쉽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AI의 긍정적인 영향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브레인 프라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업무 성과를 저하시키는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를 덜 경험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더욱이 브레인 프라이는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진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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