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기업 대출 절반 이상 AI가 심사…'디지털 테크핀' 도약

‘AIRS’ 활용 비중 53.8% 돌파…3조4100억원 규모 데이터로 관리
더존비즈온 데이터 결합해 중소기업 특화 금융 서비스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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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은행 CI. [사진= 제주은행 제공]

제주은행이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반 기업평가시스템을 전면 배치하며 디지털 플랫폼 뱅크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전체 기업 여신의 절반 이상을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관리하며 지역 금융의 한계를 넘어선 '테크핀(Tech-fin)'으로 변모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주은행은 기업 차주의 신용등급을 산출할 때 재무항목은 물론 산업·영업·경영 위험 등 비재무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고급 내부 신용평가시스템(AIRS)을 핵심 여신 인프라로 운용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AIRS의 적용 범위다. 2025년 말 기준 제주은행의 전체 여신 6조3342억원 중 AIRS를 통해 신용등급을 산출하는 규모는 3조4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53.8%에 달하는 수치로, 은행 본업의 핵심인 '기업 신용 평가' 주도권이 디지털 시스템으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제주은행은 AIRS가 산출하는 등급의 정확도가 은행 전체 충당금 규모와 재무 건전성에 직결된다고 판단해 'AIRS를 통한 내부신용등급 측정'을 핵심감사사항(KAM)으로 선정했다. 이는 외부 감사인이 해당 시스템의 논리와 데이터 산출 과정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만큼 시스템적 비중과 신뢰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 투자도 공격적이다. 제주은행의 지난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SW) 개발 등 무형자산 취득 금액은 6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년 39억원과 비교해 약 56% 증가한 수치로, 중소형 금융기관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의 정보기술(IT) 투자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제주은행과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의 전략적 협력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제주은행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으로 분류돼 지배구조의 핵심축을 담당한다. 제주은행은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AIRS와 결합해 중소기업(SME) 특화 금융 서비스를 본궤도에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은행이 전체 여신의 절반 이상을 고도화된 디지털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은 테크핀 시대의 선도적인 모델”이라며 “제주은행이 신한금융지주의 인프라와 더존비즈온의 데이터를 결합해 독자적인 디지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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