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악화 여파가 국내 유통 업계전반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식품업계, 대형마트, 이커머스, 물류, 배달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유통 산업 전반에서 비용 상승 압박과 소비 위축 가능성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는 원자재와 물류비,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는 '삼중 부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식품 기업들은 곡물·식용유 등 주요 원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이 해상 운임과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원료 수입선 다변화와 현지 생산 확대, 수출 시장 분산 등 공급망 대응 전략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환율 상승과 맞물리면서 해외 소싱 상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과일과 육류 등 수입 신선식품은 환율과 물류비, 국제 시세가 동시에 반영되는 구조다. 비용 부담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주요 원물의 연간 수매 계약을 확대하거나 산지를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상품은 사전 비축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단기적인 환율 및 유가 충격을 흡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환율 기조에 따라 '환율 1500원'을 가정해 매일 시뮬레이션 하며 장기 대응 전략을 세우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제 유가 상승 및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체감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다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차량 운영 비용과 배송 유지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형 브랜드 기업은 자체 창고를 활용해 재고를 비축하면서 유가 변동에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 판매자들은 이 같은 완충 장치가 부족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택배 물류 업계도 아직까지 유가 상승이 즉각적인 운임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구조다. 택배 차량 상당수가 개인 사업자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유류비 부담이 기사 개인에게 분산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운송 시장 전반의 비용 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달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이륜차는 연비가 높아 유류비 변동의 직접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맞물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 외식과 배달 수요가 먼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가 상승 탓에 (배달플랫폼과 라이더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