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압류 가상자산 전문수탁해야”…해외선 경매·환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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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공기관에서 잇따라 가상 자산 탈취 사태가 발생하며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전문 수탁(커스터디) 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국세청 가상자산 탈취와 관련 전문가들은 압류 가상자산을 기관 내부 보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전문 커스터디 기관에 이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중 승인 체계와 표준 매뉴얼을 갖춘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압류 가상자산 관리 원칙으로는 △업무 분리(보관·승인·감사 권한 분리) △상시 로그·감사체계 △보도자료·증거자료 공개 전 보안검수 절차 등을 제시했다. 현재 공공기관의 '기관 내 콜드월렛 보관' 방식만으로는 보안·통제·감사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박혜진 서강대 AISW대학원 주임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압수한 디지털 자산은 무조건 커스터디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가 직접 보관하기보다, 컴플라이언스와 보관 역량을 갖춘 전문 수탁 기관에 이관해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전문성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공공기관이 보직 순환 구조상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전문가와의 협업, 기본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해외에서는 압류 가상자산의 보관과 처분 권한을 분리해 전문 기관이 안전하게 보관한다. 이후 경매나 거래소 매각·환전 등 절차를 통해 현금화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압류된 가상자산을 연방 보안관 서비스(US Marshals Service, USMS)가 오프라인 지갑 등으로 보관한 뒤 공개 경매나 거래소 매각을 통해 매각한다. 수익을 자산 몰수 기금으로 편입해 법 집행이나 피해자 보상에 활용한다.

영국은 국가범죄수사국(NCA)과 경찰 등이 압류 가상자산을 전자지갑으로 이전해 범죄자 접근을 차단한다. 공익에 반하거나 세탁 방지·사회적 위험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자산을 파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환전·몰수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가상자산을 별도의 자산군으로 보고 추적·압류·보관·청산 표준 지침을 마련하거나 민간 보관소를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지침에 따른 블록체인 분석 도구 활용, 국가 간 공조를 통한 동결·처분도 병행한다.

한편, 국세청이 탈취당한 코인은 실질 가치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교수는 “거래량이 극히 적고 보유 물량이 소수 지갑에 집중돼 있는 코인의 경우 내부 자전거래 등을 통해 가격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탈취된 코인의 24시간 유동성이 15달러(약 2만원) 수준으로 극히 낮아 장부상 평가액을 곧바로 실질 피해액으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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