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폐지 후 첫 체계 개편”…대형 R&D 신속성·효율성 동시 겨냥

Photo Image
대형 R&D 사전점검체계 개편 방안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폐지에 따라 사업의 적시성과 투자 효율성 제고를 위한 사전점검 체계가 본격 도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제5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대형 R&D 사전점검체계 전면 개편 방안이 최종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 방안은 예타 폐지에 따른 사업 기획 부실이나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편안에 따르면 사전점검 대상인 대형 R&D 기준이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되고, 사업 성격에 따라 '연구형'과 '구축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점검 체계를 적용한다.

개편안에 따라 1000억원 이상 신규 연구형 R&D 사업은 예산심의 전 '사업기획점검'을 실시한다.

이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짧은 예산심의 기간을 보완하기 위한 사전 검토 절차로, 예산 요구 전년도 11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된다. 점검 결과는 이듬해 3월 중 각 부처에 통보돼 신규 사업계획 미비점 보완 및 예산 요구안 편성에 활용된다.

또 유사 기술 분야 및 성격별 사업군 단위로 점검을 실시해 사업 간 우선순위 조정과 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개별 사업 중심이었던 기존 예타 대비 예산심의와 연계성도 한층 높인다.

평가항목도 기존 예타는 경제성을 포함했지만, 사업기획점검은 시급성·구체성·중복성 등 4개 필수항목으로 간소화했다.

대규모 연구시설·장비 구축, 연구단지 조성, 우주분야 체계개발 사업 등 1000억원 이상 구축형 R&D는 사업추진심사 등 전주기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사업추진심사는 실제 수요를 검증하는 과정을 포함해 각 부처는 학회나 협회 등 민간 중심으로 협의·도출된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예타와 같은 종합평가(AHP) 방식 대신 항목별 과락제를 도입함으로써 사업 추진상 리스크가 해소됐을 때 사업 추진이 가능한 구조다. 탈락하면 대상 선정부터 다시 거쳐야 하는 예타와 달리 심사는 사업 추진 필요성 외 항목으로 탈락한 경우 대상 선정 면제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총 사업규모를 확정하지 않고도 기술개발이나 설계 등에 대한 예산만 먼저 확정해 추진할 수 있다. 대상 사업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경우에도 입지를 사전에 결정하지 않고 심사 신청 시 입지 후보지와 선정계획만을 제출토록 해 과학적·기술적 가능성을 우선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추진심사 통과 이후엔 설계적합성심사를 거치게 된다. 설계적합성심사는 설계 완성도와 기술 확보 상태, 세부 공정 계획 등 시공 가능 여부와 입지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역할이다. 심사를 통해 연구시설·장비 구축, 건설 공사 등 시공에 필요한 사업비가 결정되며, 이 단계에서 전체 사업 규모와 부지가 확정된다.

다만 기술 확보 상태가 현저히 미흡하거나 사업을 계속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사업 중단도 가능해 불필요한 예산의 지속 투입을 방지했다.

R&D 사업 계획 변경의 적정성 점검을 위한 주요계획변경심사도 도입된다. 기존 유사한 국가재정법 기반 사업계획적정성재검토 제도와 달리 주요계획변경심사는 변경 사유와 시점에 따라 전면 재검토 또는 단가 중심 검토 등 점검 항목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제도 변화에 따른 현장 충격 완화 등을 위해 이번 개편안을 점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구축형 R&D의 사업추진심사는 시행령 등 제도 완비 후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며, 현장 합의를 통한 사업 기획은 내년 심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예타 폐지에 이은 R&D 투자 심의 체계 전면 개편은 대형 R&D 신속성과 재정 투자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역대 과학기술 정책 중 가장 중요한 성과”라며, “이번 방안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체계적인 R&D 투자·관리 시스템을 갖추게 돼 기술 추격형 국가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