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폴리머 기판은 미세회로 구현·휘어짐에 한계 노출
LPKF, 특허기술 LIDE로 유리기판 기존 문제점 보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팽창하며 반도체를 보호하고 회로를 연결하는 '기판'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플라스틱(CCL) 기반 기판이 가진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유리기판(Glass Substrate)'가 올해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것입니다.”
이용상 LPKF코리아 대표는 유리기판이 단순한 소재 교체를 넘어 반도체 패키징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유기 재료 기반의 폴리머 기판은 AI 반도체와 같은 고성능 칩을 구현하는 데 있어 두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휘어짐(Warpage) 현상'이다. 최근 서버용 칩이나 AI 칩은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묶는 '멀티 칩 패키징' 방식을 채택해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존 기판은 열에 약해 칩 사이즈가 커질수록 기판이 휘어지는 변형이 발생하지만, 유리는 강성이 뛰어나 대형 패키징에서도 평탄도를 유지한다.
기존 CCL 기판은 '미세 회로 구현'에도 한계가 있다. 선폭을 더 정밀하게 구현하려면 기판 표면이 매끄러워야 한다. 폴리머 기판은 유리 섬유 위에 수지를 덮는 방식이라 표면 평탄도에 한계가 있지만, 유리는 본래 표면이 매우 매끈해 초미세 회로 형성에 최적화됐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고가의 실리콘 인터포저를 유리로 대체할 경우 공정 비용을 5배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도 크다.
그간 유리기판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취성(깨지기 쉬운 성질)'이었다. 과거 2016년에도 유리기판 도입 시도가 있었으나,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금(Micro-crack) 때문에 상용화에 실패했다.
LPKF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LIDE(Laser Induced Deep Etching)'라는 특허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레이저로 유리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어 깎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레이저로 유리의 성질을 변화시킨 후 식각하는 방식이다. 가공 시 물리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 미세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아울러 기판 구멍 내벽의 거칠기를 100~200나노미터 수준으로 매끈하게 구현한다. 내벽이 매끈할수록 전기 신호의 저항이 줄어 데이터 전송 효율이 극대화된다. 또한 크랙이 없으므로 기판 자체의 강성이 유지되어 양산 과정에서의 파손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LPKF는 현재 유리기판 유리 관통 전극(TGV) 시장에서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는 유리기판의 본격적인 양산 시점을 2028년경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2028년 양산을 위해서는 2027년까지 설비 구축과 시생산, 고객사 퀄(Quality) 테스트를 마쳐야 한다”며 “사실상 올해(2026년)부터 장비 발주와 테스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LPKF코리아는 2019년 이 대표 취임 이후 유리기판 마케팅에 집중해 왔으며, 그 결과 2025년 기준 매출이 2019년 대비 5배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LPKF는 유리기판 이후의 먹거리로 공동 패키징 광학(CPO) 기술을 준비 중이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전기 신호 대신 빛(광)을 이용해 통신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유리 내부에 빛이 지나가는 길을 만드는 기술을 이미 수년 전부터 글로벌 고객사와 개발해 왔다”며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시장의 요구는 빠르게 달라지고 있지만, LPKF는 10년간 축적한 LIDE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며 유리 기판 생태계의 기반을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