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자들, 혈당 스파이크에 민감?…달달한 음료부터 식탁서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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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미국 상류층의 식습관을 분석한 최근 건강 리서치와 라이프스타일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기준은 '칼로리 제한'이 아니라 '혈당 반응'이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이 2024년을 전후해 발표한 영양 연구들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를 반영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고학력 집단일수록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체중 감량을 위한 절제라기보다, 하루 에너지와 집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에 가깝다.

이들 식단에서 가장 먼저 배제되는 것은 탄산음료, 가당 주스, 스포츠 음료 등 액체 형태의 당류다. 씹는 과정 없이 빠르게 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분석에 따르면 하루 한 잔 이상의 가당 음료를 섭취할 경우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26% 높아진다. 실리콘밸리의 한 투자자는 단 음료를 끊은 뒤 오후 회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흰 빵, 흰 쌀, 밀가루 위주의 정제 탄수화물 역시 혈당 관리 측면에서 경계 대상이다. NHANES 자료를 활용한 다수의 후속 분석에서는 정제 탄수화물을 단독으로 섭취할 경우 식후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반면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면 혈당 상승 폭은 완만해진다.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조합에 따라 식후 피로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포장 과자, 즉석식품, 햄·소시지 등 초가공 식품도 상류층 식단에서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음식군이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 섭취 비율이 높을수록 혈당 변동 폭과 염증 수치가 동시에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평균 식단에서 초가공 식품 비중은 약 50%에 달하지만, 고소득 가구일수록 이 비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특정 음식을 피하는 이유는 '덜 먹기'나 '살 빼기'가 아니다. 하루 에너지의 기복을 줄이고, 업무 수행 능력과 의사결정, 운동 능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여러 라이프스타일 조사에서도 혈당 변동이 집중력과 업무 효율에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 투자자는 식단을 바꾼 뒤 오후에 커피를 찾는 횟수가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 상류층 식단의 핵심은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혈당을 흔들지 않는 선택에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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