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AI 열풍에 전방위 '메모리 슈퍼사이클' 진입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데이터센터부터 PC·모바일까지 메모리가 적용되는 전 분야에서 AI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AI 반도체 칩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플래시까지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가격이 오르고 메모리 기업 실적도 상승하는 시장 구조가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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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사상 최대 실적 기여도 1위 'HBM'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 1위는 SK하이닉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만 약 57%를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칩 회사인 엔비디아의 핵심 HBM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엔비디아뿐 아니라 인텔과 AMD 등 반도체 기업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까지 독자적인 AI 반도체 칩을 개발하면서 HBM 수요 저변은 더욱 확대됐다.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수익을 더욱 끌어올릴 창구가 늘어난 셈이다. 고객사들이 HBM을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HBM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SK하이닉스 수익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SK하이닉스 D램 출하량 가운데 HBM은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곧 6세대 HBM인 HBM4를 공급할 예정인데, 이번에도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물량을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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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c DDR5 D램(사진=SK하이닉스)

◇범용 D램과 낸드도 '품귀'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

HBM은 D램을 쌓아 올려 만든다. 부가가치가 높은 HBM에 생산능력을 많이 할당하다 보니 일반(범용) D램 생산이 제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D램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아무리 AI 반도체 칩에 HBM이 탑재된다고 하더라도 서버에 고성능 D램은 빠질 수 없다. 즉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HBM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도 필요한데, D램 생산이 HBM에 집중되다 보니 일반 서버용 D램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온디바이스 AI' 확산도 D램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고 각종 기기에서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AI PC(노트북) 출하량이 늘어나고 스마트폰에서도 AI가 적용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고성능·고용량 D램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재 메모리 제조사들의 공급 능력을 웃도는 수요 탓에 분기마다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고성능·고용량 D램도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또 데이터 처리량이 많아지면서 고용량 저장장치 필요성도 함께 커졌다. 낸드 플래시로, 특히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중심으로 수요 성장세가 가파르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잇따라 낸드 플래시 가격을 올리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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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21단 QLC 낸드플래시(사진=SK하이닉스)

◇2026년 메모리 가격 더 오른다…SK하이닉스 첨단 공정 전환 가속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1분기 D램 가격은 최대 70%, 낸드 가격은 100% 인상한 사례도 나왔다. 이는 고스란히 1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다. 즉 지난 4분기보다 더 높은 실적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수요에 대응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 HBM은 고객 요구에 따른 '맞춤형 HBM' 공급을 준비한다. 일반 D램은 10나노미터급 6세대 D램 '1c' 전환을 가속, 소캠2와 GDDR7 등 AI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청주 M15X 생산력을 조기에 끌어올리고, 용인 1기 팹을 통해 생산 기반을 견고히할 계획이다. 청주 P&T7과 미국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공장으로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제조 역량을 확보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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