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반찬은 오랫동안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조리법이 자연스럽게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생활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가구 규모가 줄어들면서, 모든 반찬을 손수 준비하는 모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간편식이나 '사 먹는 반찬'이 일상에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집밥 특유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일부 식품 기업에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반찬·간편식품 전문업체 '셰프애찬'의 박우연 대표 역시 이 같은 흐름을 포착했다. 호텔과 리조트 주방에서 25년간 근무했던 그는 2017년 대전에서 반찬 브랜드 셰프애찬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즉석 반찬 여섯 가지로 시작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회사는 4개 공장에서 160명이 근무하며 하루 약 5000건의 주문을 처리한다. 지난해 매출은 약 460억원이다. 창업 첫해 대비 약 50배 성장했다. 주문받은 당일 생산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반찬의 신선함을 보장한다.
셰프애찬의 성장은 주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 김치, 젓갈, 다양한 장류 등 직접 만들기는 번거롭지만 전통적인 맛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군도 꾸준히 확장했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커져도 일부 베스트셀러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의 판매 확대는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상품 노출이 광고 지출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신제품 홍보에 큰 비용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자 불확실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박우연 대표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높은 마케팅 비용 부담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새로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 속에서 박 대표가 찾은 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였다. 2022년 출시된 테무는 현재 세계 90여개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 '로컬 투 로컬(Local-to-Local)'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내 판매자들이 등록 수수료 없이 직접 한국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입점 절차 역시 간소화했다.

셰프애찬은 지난해 9월 테무에 입점했다. 이후 약 4개월 만에 '청양 멸치 만능 된장' 매출이 빠르게 늘며 하루 6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현재 테무 채널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재구매율은 23%에 달한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제품의 맛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소형 셀러에게 테무가 매력적인 이유는 분명하다. 테무의 '발견형 쇼핑' 모델은 대규모 광고 집행보다는 가격 경쟁력과 고객 반응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노출한다. 광고비보다 제품력과 가성비로 승부하는 기업에는 유의미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로컬 투 로컬 프로그램의 간소한 입점 절차와 등록 수수료 부담이 없는 구조는 초기 투자 부담 없이 판매 확대를 가능하게 한다.
박 대표는 플랫폼 내 실시간 고객 피드백, 후기 등을 반영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이 추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테무는 많은 소비자가 셰프애찬의 음식을 처음 맛보고 다시 찾아오는 공간”이라면서 “앞으로도 품질과 가치 모두를 제공하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