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이력 없어도…” 美, 희귀질환자도 예외 없는 이민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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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리비아 남성이 이민세관집행국(ICE) 시설에 구금된 모습. 사진=KSTP 캡처

희귀 피부질환으로 12년 전 미국에 입국한 리비아 남성이 이민 당국에 구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 폭스9 등에 따르면 리비아 출신 남성 하니 듀글로프(32)는 지난 10일 위스콘신주의 한 도로 위에서 이민세관집행국(ICE) 검문에 붙잡혀 구금 시설에 6일간 갇혀 있어야 했다.

듀글로프는 지난 2014년, 형인 모하메드 듀클레프와 함께 방문 비자로 미국 미네소타주에 입국했다. 형제는 모두 희귀 유전 질환인 '열성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Recessive Dystrophic Epidermolysis Bullosa; RDEB)'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와 임상에 참가하기 위해 비자가 만료되기 전 망명 신청을 했다.

RDRB는 피부가 극도로 약해서 작은 자극에도 피부가 찢어지거나 수포가 올라온다고 한다. 또한 식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드러운 음식만 섭취할 수 있다. 피부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감염에도 취약하다.

6일 후 듀글로프는 15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구금 시설의 취약한 환경으로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듀글로프는 치료 시설이 있는 위스콘신 인근 미네소타주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이민 단속이 강화됐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범죄자만이 구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검문 당시에 안심했다고 한다.

그는 전과가 없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생활을 마치고 정보통신 전문가로 일하고 있었지만 ICE 요원들은 그의 체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이에 듀글로프의 이민 변호사인 데이비드 윌슨은 현지 매체 KSTP와 인터뷰에서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했지만 망명 신청을 할 당시에는 비자가 유효한 상태였다. 정부가 인터뷰 일정을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하니는 모든 법을 준수하고 취업 허가증을 소지했다. 내가 변호사로 일한 28년동안 법을 모두 준수하고 체류 자격을 유지하면서 망명 신청을 한 사람이 갑자기 구금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정부는 이 과정에서 구금이나 추방 절차에 회부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이번 조치에 반박했다.

듀글로프는 폭스9과 인터뷰에서 “현재는 풀려나 안도감이 들긴 하지만,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져 두렵다”며 다시 체포될 우려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계류 중인 망명 신청 사건에 대한 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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