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공공기술사업화 대전환]②IP스타과학자 & TLO혁신형 프로그램, 성과와 확장 전략

IP스타과학자·TLO혁신형이 보여주는 공공기술사업화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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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공공기술사업화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이 성과 확산의 출발점이었다면, 이제는 연구자와 TLO, 기술지주회사와 민간 사업화 조직이 함께 움직이며 성과를 키워가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경영촉진사업(TMC)의 세부사업인 IP스타과학자 지원형과 TLO혁신형은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연구자가 중심에 서다, IP스타과학자 지원형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의 가장 큰 변화는 연구자가 기술사업화의 '참여자'가 아니라 '주체'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연구자는 소속 기관 내부 조직에 한정되지 않고, 민간 TLO를 직접 선택해 기술이전·창업·투자 연계를 추진한다. 공공기관 간접비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예산을 직접비로 설계한 구조는, 연구자가 시장과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기반이 됐다.

이러한 구조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기준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은 75개 과제를 통해 기술이전과 사업화 성과를 창출했으며, 연구자 주도의 기술사업화 모델이 현장에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민간 TLO의 참여 확대는 연구자 개인의 성과를 넘어, 기술사업화 전문 인력과 조직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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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경기대 TMC사업단(IP스타과학자 지원형)
연구실 기술이 산업 현장으로… 경기대 나노필터 기술 상용화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의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는 주상현 경기대 교수의 나노필터 기술 상용화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주 교수 연구팀은 기존 필터 대비 미세입자 제거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개선한 나노필터 원천기술을 확보했지만, 초기에는 기술의 적용 산업과 사업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 성과는 충분했으나, 이를 시장 수요와 연결할 전문적인 사업화 기획 역량이 필요했던 것이다.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을 통해 주 교수는 민간 TLO를 직접 선택해 협업에 나섰고, 기술의 특성과 활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IP 포트폴리오 재정비 → 적용 산업군 재설정 → 수요기업 타깃팅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비는 간접비를 최소화한 직접비 중심으로 지원돼, 기술 검증과 실증, 기업 미팅 등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수 있었다. 그 결과 나노필터 기술은 환경·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제품 단계로 고도화됐고, 국내 기업과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지며 실질적인 사업화 성과를 창출했다.

이는 연구자가 기술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민간 TLO와 협력해 시장 진입까지 직접 설계한 전형적인 '연구자 주도 사업화' 사례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 겨냥한 연구자 주도 사업화, 숭실대 AI 난독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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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숭실대 TMC사업단(IP스타과학자 지원형)

이정현 숭실대 교수의 AI 기반 난독화·역난독화 기술 역시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이 지향하는 성과 확산 모델을 잘 보여준다.

이 교수 연구팀은 소프트웨어 보안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AI 기반 난독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 국한된 기술이전보다는 글로벌 보안 시장을 목표로 한 사업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을 통해 이 교수는 해외 기술이전 경험이 풍부한 민간 TLO와 협업하며, 기술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적용 시나리오, 라이선스 구조, 타깃 기업군을 정교화했다. 특히 기술 설명 자료와 특허 전략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재구성하면서, 해외 기업과의 협상 가능성을 높였다. 그 결과 해당 기술은 해외 기업과의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졌고,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국경을 넘어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이는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이 국내 기술이전에 그치지 않고, 연구자 주도의 글로벌 기술사업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구조임을 입증한다.

IP스타과학자 지원형 대표 사례 공통점, ‘성과 확산 구조’

두 사례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IP스타과학자 지원형은 단순히 연구자에게 예산을 추가로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연구자가 사업화의 주체로 전면에 서고, 민간 TLO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전문성을 보완하며, 기술이전·상용화·글로벌 진출 등 성과 확산의 경로를 직접 설계하도록 만든 구조라는 점이다. 이는 “성과를 만든 구조에서, 성과를 확산하는 구조로”라는 TMC 개편의 방향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조직 역량을 성과 확산으로, TLO혁신형

TLO혁신형은 개인 연구자의 성과를 넘어, 조직 차원의 기술사업화 역량이 어떻게 성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업이다.

대학 TLO가 단순한 기술이전 창구를 넘어, 기술 기획과 사업화 전략을 총괄하는 PM(Project Manager) 조직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점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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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부산대, 산학협력단·기술지주회사 기능 통합 기반 전주기 사업화 모델

부산대 혁신 모델은 산학협력단(TLO)과 기술지주회사를 조직적, 기능적으로 긴밀하게 통합하여 '기술사업화 전주기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직 간 장벽을 허물고 두 조직의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기술 발굴부터 후속 투자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 모델은 발굴, 기술사업화 시뮬레이션, 실용화, 인큐베이션, 액셀러레이팅, 스케일업으로 연결되는 6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공공기술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한다.

산학협력단의 기술 발굴 및 이전 역량과 기술지주회사의 창업 및 투자 기능이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하면서, 기술이전 성과가 단발성 계약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러한 조직적, 기능적 통합 운영은 대학 연구실의 기술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최적의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부산대는 대학기술경영촉진(TLO혁신형)사업을 통해 Virtual Firm과 기술창업 배치프로그램(TMI: Tech makes Innovation)이라는 차별화된 기술사업화 혁신모델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Virtual Firm은 기술이전/사업화 추진 이전 단계에서 사업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고, 기술·시장·사업성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분석 및 관리함으로써 기술사업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운영되는 기술창업 배치프로그램 'TMI(Tech makes Innovation)'는 연구자의 기업가 정신 함양과 실질적인 창업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실무 중심의 지원 모델이다. 연구 현장과 산업 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대학의 우수 기술이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동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학발(發) 기술창업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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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부산대학교 TMC사업단(TLO 혁신형)
경희대, K-Lab 맞춤형 기술사업화 모델 정착

경희대는 대학기술경영촉진(TLO 혁신형) 과제 수행을 통해 대학 강점분야의 유망기술을 보유한 우수 연구실(K-Lab)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연구실 집중 케어 프로그램인 KLIC(K-Lab Intense Care)를 중심으로 맞춤형 기술사업화 모델을 구축했다.

보유 특허의 기술우수성, 최근 기술이전 실적, 산학협력 연구개발 경험,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첨단 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친환경기술', '인공지능'을 경희대 4대 강점 분야로 선정했다.

해당 강점 분야를 기반으로 발굴된 연구실을 대상으로 기술이전형과 창업형으로 구분한 선정평가를 실시하고, 연구실 인프라와 기술 성숙도에 대한 정밀 진단을 수행했다.

선정된 K-Lab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유형을 세분화하고, 권리화 전략, 기술가치 제고, 수요 연계 등 단계별 맞춤형 기술사업화 프로그램을 집중 적용했다.

이러한 KLIC 기반 맞춤형 지원 체계를 통해 연구실 특성에 최적화된 기술사업화 추진 구조가 정립되었고, 성과 창출을 위한 역할 분담 체계가 명확히 구축됐다.

그 결과 영상미디어 분야 우수 연구실을 중심으로 국제표준 특허 기반 약 10억 원 규모의 대형 기술이전 성과가 창출되는 등 맞춤형 기술사업화 모델의 실효성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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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경희대 TMC사업단(TLO 혁신형)
TLO혁신형 대표 사례 공통점: ‘사람과 조직’ 역량 강화 초점 맞춘 사업

부산대와 경희대 사례는 TLO혁신형이 단순히 조직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TLO의 역할 자체를 '행정 지원 조직'에서 '기술사업화 기획 조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사업화 전략을 설계하고, 기술지주회사·민간 투자 주체와 연계하는 구조가 정착될수록, 공공연구성과는 개별 기술이전 성과를 넘어 지속적으로 확산 가능한 사업화 성과로 발전하고 있다.

2026년부터는 대학 TLO뿐 아니라 출연연 TLO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공공기술사업화 전담 인력이 기술 발굴부터 이전, 창업·투자 연계까지 전주기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관리하도록 설계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성과 ‘만드는 단계’에서 ‘확산하는 단계’로

IP스타과학자 지원형과 TLO혁신형 사례는 공공기술사업화 정책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기술이전전담조직(TLO) 중심 구조가 공공기술사업화의 출발점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연구자와 조직,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사업화 주체들이 함께 움직이며 성과를 확산·증폭시키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연구자가 사업화의 전면에 서고, 민간 TLO가 전문성을 보완하며, 대학 TLO가 기술기획과 사업화 전략을 총괄하는 PM 조직으로 기능하는 구조는 공공기술이 단발성 기술이전이나 일부 창업에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성과를 새로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축적된 성과가 더 많은 기업과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구조를 재설계하는 정책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술경영촉진사업(TMC)은 2026년부터 대학뿐만 아니라 출연연 연구자와 출연연 TLO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며, 공공기술사업화의 범위를 국가 전체 연구개발 생태계로 넓히고 있다. 이는 대학 중심으로 축적된 성과 확산 모델을 출연연까지 확장함으로써, 공공연구성과가 특정 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폭넓게 산업과 시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공공기술사업화를 둘러싼 역할 분담도 한층 명확해진다. 연구자는 기술의 가능성을 시장 언어로 확장하고, 대학과 출연연의 TLO는 기술사업화 기획 역량을 고도화하며, 기술지주회사와 민간 투자 주체는 창업과 투자, 기업 성장을 책임지는 축으로 자리 잡는다. 성과 확산의 핵심은 특정 주체가 아니라, 대학과 출연연을 아우르는 주체 간 연결과 협업이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에 있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향한다. 대학과 출연연 연구자, 그리고 TLO를 통해 축적된 성과를 어떻게 보다 체계적으로 창업과 투자로 연결할 것인가, 나아가 이를 지속 가능한 국가 차원의 기술사업화 생태계로 만들 수 있는 실행 주체는 누구인가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되는 컴퍼니빌더 모델과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를 중심으로, 공공기술사업화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 친화적 구조'로 진화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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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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