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무충전 베타전지 개발로 세계 최고 효율 달성

디지스트(DGIST·총장 이건우)는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첨가제 및 반용매 공정 제어 기술을 적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베타전지의 핵심 구성 요소인 방사선 흡수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방사선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크게 개선함으로써, 외부 충전 없이 장기간 작동 가능한 고성능 차세대 베타전지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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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일 교수(가운데 상단)와 연구원들.

최근 극한 환경에서도 유지보수 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제한적이고 화재 위험이 있다. 주기적인 충전과 교체가 필요하다는 한계도 있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베타전지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베타선(전자)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외부 전력 공급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동위원소의 반감기에 따라 매우 긴 수명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기존 베타전지는 방사선 흡수체 소재의 낮은 에너지 변환 효율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인 탄소-14(Carbon-14) 나노입자를 베타선원으로 적용하고, 방사선 흡수체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도입했다. 특히 박종혁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제조 과정에서 메틸암모늄 클로라이드(MACl)를 첨가제로 활용하고 이소프로판올(IPA)을 이용한 반용매 공정이 결정 성장과 결함 제어에 효과적임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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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MACl와 IPA를 이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베타전지 모식도

해당 공정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크기를 크게 성장시키고 내부 결함 밀도를 낮춰, 베타선 충돌로 생성된 전자가 재결합 손실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그 결과, 입사된 베타입자 1개당 약 40만 개의 전자가 생성되는 '전자 눈사태' 현상을 실험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베타전지는 10.79% 에너지 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베타전지의 최고 보고 효율(약 1.83%) 대비 약 6배 향상된 수치다. 15시간 이상 연속 구동 시험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전력 출력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 흡수체의 소재와 구조를 나노 수준에서 정밀 제어하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세계 최초로 제시함으로써, 베타전지의 효율과 경제성, 상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우주 탐사 장비, AI 기반 자율 모빌리티 등 배터리 교체가 어려운 분야 핵심 전력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DGIST 일반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 동위원소전지 핵심소재기술 고도화 사업, 4대 과학기술원 InnoCORE 사업, 한국연구재단(NRF)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탄소 전환 분야 국제 학술지 '카본 에너지(Carbon Energy)'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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