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너지·우주' 농생명 R&D 전략 포함…AI로 농업 전 주기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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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바이오, 데이터 기술을 축으로 농업 전 주기를 다시 설계하는 중장기 연구개발(R&D) 청사진이 제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차세대 농생명 분야 연구개발(R&D) 전략로드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데이터 농업 등 미래 신산업 육성을 목표로 개별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기존 계획과 결이 다르다.

이번 로드맵은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과학기술 정책, 국가전략기술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10대 전략 기술 분야를 설정했다. 로봇, 수직농장, 모빌리티, 에너지, 우주·위성 등 첨단 산업 분야와 디지털 육종,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교정, 농생명 신소재, 메디푸드 등 핵심 기술 분야가 포함됐다. 각 분야별로 향후 5년간의 R&D 추진 방향과 목표를 제시했다.

전략 기술 분야는 산업·기술·정책 현황 조사를 토대로 선정했다. 핵심 이슈와 산업·기술 가치사슬을 분석해 전략 분야와 핵심 기술을 추렸다. 개별 기술 나열이 아니라 분야·플랫폼 중심으로 묶어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로봇 분야는 농업 환경의 특수성을 전제로 한 전략이 제시됐다. 노지·시설·축산 등 실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자가 학습형 로봇 플랫폼'을 3종 이상 개발하고, 농업 로봇을 서비스 형태(RaaS)로 운영·관리하는 상용 모델과 운영체계를 5종 이상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요 농작업 자동화율 70% 이상, 로봇 작업·예측 정확도 8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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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농생명 R&D 전략 로드맵

농업 로봇은 환경 변동성이 크고 표준화가 어려워 기존 산업 로봇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전용 운영체계와 하드웨어, 모듈 표준 기반이 부족하고 초기 투자비와 유지관리 부담도 크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정해진 규격의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수요자가 원하는 성분과 형태를 AI가 설계하고 생산·관리하는 '모듈화 플랫폼 기반 상용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실제 환경에서 자율작업이 가능한 자가 학습형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농가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자립형 농업 생산 체계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단순 기술 보급이 아닌 운영·서비스 모델까지 포함한 구조 전환을 전제로 한다.

아울러 분야 간 연계와 다부처 협력도 강조했다. 로봇, 모빌리티, 에너지, 바이오 등 융합 기술 영역은 공동 또는 협력 R&D 방식으로 추진해 투자 효율성과 기술 파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신규 R&D 사업과 과제 기획 시 본 전략로드맵을 우선 참고 기준으로 활용하고 제4차 농림식품과학기술 육성 종합계획(2025~2029년)과 연계해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이시혜 농산업혁신정책관은 “이번 전략로드맵은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농업 전 주기를 재설계하고 연구 성과가 산업과 서비스로 확산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며 “로봇, 디지털육종, 유전자교정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민간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실증과 플랫폼 중심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분야 간 연계를 통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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