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이 새해 디지털지갑 생태계 확대 전략에 힘을 싣는다. 기존 결제에서 신원인증, 가상자산 등으로 디지털화 속도가 가팔라지며 통합 플랫폼 우위 선점이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은 디지털지갑 서비스를 기반으로 생활금융 플랫폼 전환 전략을 본격화한다. 그동안 예금, 대출, 결제 등 전통금융에 중점을 둔 것에서 나아가 생활·문화콘텐츠와 연계해 디지털지갑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공공서비스 연계가 대표적이다. 정부24 연계 전자증명서 발급 및 제출, 고향사랑기부서비스, 국민비서 알림 서비스, 공항에서 얼굴인증만으로 출국이 가능한 스마트패스 등 각종 서비스를 자체 디지털지갑 서비스 내에서 제공한다. 모바일신분증뿐 아니라 실생활형 서비스로 고객 생활 전 영역을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WON지갑에서 제공 중인 공공서비스 관련 이용자 체감 효용성 추정 조사에 돌입했다. 1365 자원봉사, 책이음서비스, 예비군 동원훈련, 반려동물 정보관리 등 각종 공공서비스 기반 이용자 피드백을 수집한다.
신한은행은 정부 연계 모바일 공공서비스 연계를 강화하면서 새해 모바일신분증 도입과 함께 영업점 연계 전자증명서 발급 종수 확대 등으로 신원확인 서비스 중심 기능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자산 제도권 편입을 대비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올해 중순 예금토큰 전자지갑을 통해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은행권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한다. 국민은행은 디지털화폐 파일럿 테스트베드 역할을 강화하면서 금융과 생활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색있는 디지털지갑 서비스를 발굴해 고객 관심을 지속 유도하면서, 금융과 실생활에 필요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검토하며 디지털지갑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금융복합기업집단 등 역시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디지털지갑 외연확장에 속도를 낸다.
미래에셋은 플랫폼 안에서 가상자산을 포함해 모든 자산으로 거래가능한 '글로벌월렛'을 구축해 거래부터 금융자산 관리·운용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에 방점을 찍었다. 새해 가상자산 중심 '미래에셋 3.0시대'를 선언하며 통합 거래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포부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법정화폐부터 스테이블코인, 암호화폐, 지역화폐까지 담는 '슈퍼 월렛' 구상을 공개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지갑간직접거래(W2W)로 크로스보더 송금·결제가 실시간 가능해져 환전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월렛은 자체 결제 기능을 고도화하며 고객 락인(Lock-in) 전략을 강화한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온라인 결제 자동화·지능화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생태계를 선도한다.
두나무는 새해 자체 인프라인 '기와'를 앞세워 월렛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기와월렛은 기와체인과 통합된 모바일 지갑으로 이용자가 직접 자산을 보관·송금·관리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체인이나 거래소에 종속되지 않고, 디파이(DeFi)·온체인 결제·토큰 전송 등 다양한 온체인 금융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