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이 디지털지갑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새해 모바일 신분증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패권 전쟁을 앞두고 사용자 확보에 승부수를 띄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이 연말부터 디지털지갑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새해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이 모바일신분증 사업에 나선다.
모바일신분증 서비스는 올해 7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행정안전부 모바일신분증 민간개방사업자로 선정된데 이어, 새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이 신규 사업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해당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지갑 시스템 고도화에 돌입했고,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3월 서비스 구축 완료를 목표로 개발 및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이 핵심 축을 담당할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닥친 것도, 이들이 디지털지갑을 강화하는 배경이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에 나선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새해 디지털지갑 사업을 출범할 계획이다. 박현주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출시를 목표로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가상자산을 포함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월렛'을 구축 중이다. 주식·펀드·채권·가상자산 등으로 분절돼 있던 자산 체계를 단일 인터페이스로 통합하고, 자산 관리와 거래 기능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시키는 전략이다. 가상자산을 별도 투자 수단이 아닌, 기존 금융 자산과 결합한 관리·운용 인프라로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빅테크는 대체불가능토큰(NFT)와 스테이블코인으로 중심으로 디지털지갑 활용성을 높이기에 나섰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페이 월렛에서 스포츠·엔터 관련 이벤트를 NFT와 연계해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페이는 법정화폐부터 스테이블코인, 암호화폐, 지역화폐까지 담는 '슈퍼 월렛' 구상을 공개했다.
수년 전부터 디지털지갑에 공을 들여온 삼성전자도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삼성월렛은 이달 우리은행과 연계한 머니·포인트 서비스에서 출시 두 달 만에 100만 가입자를 달성한데 이어, 최근 디지털지갑 최초로 기후동행카드를 탑재해 교통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스마트폰 핵심 기능 중 하나로 '디지털 결제'가 떠오른데 따른 것이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