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능을 갖춘 정보기술(IT) 디바이스보다는 기존에 없던 '지식재산(IP) 디바이스'로 차별화하겠습니다.”
영유아용 오디오 '책이몽'과 실버세대용 '소리나' 오디오를 선보인 두드론이 신개념 음반 '메타앨범'(METALBUM)으로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CD와 블루레이에 이어 음반 시장에 신개념 형태의 앨범 기술로 새로운 소장 가치를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조영선 두드론 대표는 “두드론의 특허 기술 기반으로 개발한 책이몽과 소리나에서 제품 내구성과 기술 실효성, 시장성을 검증했다”며 “앨범 소장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개념 메타앨범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신시장으로 확대해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티스트 영상까지 간직하는 '메타앨범'
아티스트 앨범은 LP·테이프·CD로 기술 방식이 진화한 이후 새로운 기술 등장없이 정체돼 있다. 블루레이가 등장했지만 CD처럼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음원은 MP3 다운로드 방식에 이어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면서 음악 앨범은 '포카'(포토카드)를 수집하는 수단이 됐다.
그러나 여전한 것은 아티스트 팬들은 여전히 앨범 소장 욕구가 높다는 것이다. 앨범을 구매해야만 들을 수 있는 히든 트랙이나 포토카드처럼 앨범 소장자를 위한 한정 콘텐츠를 새롭게 발굴하는 것도 숙제다.
두드론이 개발한 메타앨범은 뮤직비디오를 실물 음반으로 제작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비디오북이다.
예를 들어 국내 아이돌그룹이 신규 음원을 메타앨범으로 발매하면 신용카드 형태의 IC 칩에 저장된 음악과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비디오북 형태로 앨범을 만들게 된다.

메타앨범은 신용카드처럼 생긴 카드에 메모리칩을 탑재해 비디오와 오디오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오디오는 90분 이상, 동영상은 최대 10시간 분량의 고품질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앨범 표지를 열면 16대 9 비율의 7인치 IPS-LCD(인플레인 스위칭 방식 액정표시장치)에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가수별 복제 방지 패턴을 부여해 B 가수의 음원을 A 가수의 메타앨범에서 들을 수 없도록 해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유지한다.
앨범 겉면은 플라스틱이 아닌 친환경 하드커버로 제작해 고품질 이미지를 인쇄할 수 있다. 기존 CD 방식 앨범과 유사한 화려한 패키지 디자인을 구현한다.
두드론은 메타앨범 패키지 디자인 개발을 위해 이화여대 강수진 교수 연구팀과 손잡았다. 별도 전원버튼을 누를 필요없이 앨범 커버를 열면 자동으로 동영상이 재생되고 커버를 닫으면 전원이 꺼지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구현했다.

조영선 두드론 대표는 “CD가 20세기 미디어라면 메타앨범은 새로운 IP 기반 뉴미디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에 이어 최근 일본에서도 특허를 등록했다”며 “새롭게 발매하는 앨범은 물론 기존 발표된 아티스트의 앨범 음원과 영상을 메타앨범 하나로 소장·감상할 수 있도록 협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앞서 4년 이상 판매해온 영유아용 오디오 '책이몽'과 최근 선보인 실버용 오디오 '소리나'에서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했다”며 “수백만장 발매가 필요한 K팝 아티스트 앨범을 메타앨범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본 기술 역량을 갖췄고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산 스마트폰·신개념 카드 기술 역량 담아

조 대표는 2000년대 초중반 국산 PDA와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시장을 누볐던 싸이버뱅크의 창업자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하다시피 재편됐지만 2000년대 초반 당시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까지 참여해 경쟁이 치열했다.
싸이버뱅크는 국산 PDA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시장까지 진출해 국내는 물론 해외 군용 모델로도 공급하는 등 선전했다. 와이파이와 스마트폰을 일체화한 모델을 처음으로 개발하는 등 상당한 기술 성과도 거뒀다.
이후 조 대표는 신용카드에 칩을 탑재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하는 앤디(&d) 카드와 유앤디(U&d) 카드를 개발해 국민은행과 협업했다.
유앤디 카드는 전용단말기에 카드를 꽂으면 와이브로와 와이파이 기반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국제 스마트카드 표준규격(EVM) 기반으로 온라인 결제기능과 통신 기능도 갖췄다. 전용 브라우저에서 핀(PIN) 번호만으로 온라인 결제도 지원했다.

유앤디카드는 두드론의 핵심 기술인 오디오카드 서비스가 탄생하는 밑받침이 됐다.
조 대표는 “앤디카드 사업 초기에는 카드 칩 제조 원가가 상당히 높았는데 지금은 당시의 10분의 1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면서 오디오에 카드 칩을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를 영유아 시장에 적용해 사업 초기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레몽카디와 책이몽 오디오는 복잡한 스마트폰과 달리 사용성이 간편하고 잔고장이 없어 엄마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 대표는 “예전에도 기존 시장에 있는 제품을 만들어 가격으로 경쟁하는 구도를 선호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기존에 전혀 없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이 세계 휴대형 단말 시장을 장악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어려운 인구가 분명히 있다는 점에 착안해 작지만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며 “이제는 아티스트의 팬층을 타깃으로 한 메타앨범으로 적용 분야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