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게임 사설 서버 더이상 방치 말아야

게임 사설 서버 피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업자들은 10년 이상 인기를 끌면서 상당한 팬층을 보유한 게임 IP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엔씨소프트 리니지, 넥슨 메이플스토리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IP의 경우 중국 내 사설 서버만 최소 5000개 이상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사설 서버로 인한 직·간접 피해는 연간 2조5000억~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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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 온라인대응팀에서 온라인 게임 불법 사설서버, 매크로 등 채증을 위해 접속한 모습.

현행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제1항 제9조는 게임 관련 사업자가 허락하지 않는 게임물이나 이를 위한 프로그램, 기기 제작 및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같은 무단 행위가 최근 진화하고 있다. 사설 서버 운영도 조직화, 기업화 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정부 기관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나, 실효성은 의문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생겨난다. 해외 분산 서버와 도메인 교체 등으로 운영 방식이 발전하고 있다. 발본색원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술 진화 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우려할 만한 사항들이 많다. 사행성 요소가 짙다. 단순한 저작권 침해를 넘어 일부 사설 서버에서는 현금성 도박 행위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설 서버는 정식 게임에는 없는 투견, 몬스터 경주 등 도박성 미니게임을 추가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현금성 배팅을 유도한다. 한 법조인은 이 같은 행위는 게임산업법뿐 아니라 형법 제247조 '도박장소 개설죄'에도 해당하는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운영자는 사설 서버 구축을 위해 북한 해킹조직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전 게임 사설 서버 운영을 위해 북한 해커와 접촉한 A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은 형사항소심에서 A씨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제는 사설 서버에 대한 관계 당국의 단속이 필요하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지적재산권 뿐 아니라 재산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의 '불법 사설서버와 게임사·이용자 피해 연구'에 따르면 사설 서버가 없었을 경우 정식 서버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간 전환 매출 손실액은 약 3167억원 규모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 법적 대응 비용, 연구개발(R&D) 지연 등 간접 피해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법적인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상당수 사설 서버 운영자가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만을 받고 있다. 5년간 17만여건의 사설 서버 관련 적발 사례가 있었음에도 형사 처벌을 받은 운영자는 61명, 이 중 실형 선고는 5명에 불과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금부터라도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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