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증'으로 韓기업 돕는 KTR…3년간 35개국 네트워크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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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리토스에서 열린 KTR 미주법인 개소식에서 (왼쪽부터) 편정현 중진공 소장, 전철주 KTR 미주법인장, 박근형 KOTRA 무역관장, 김현철 KTR 원장, 김영완 LA 총영사, 데이비드 톰포스(David A. Tompos) ICC-ES 부사장, 쥬안 곤잘레스(Juan Gonzalez) Nemko 부사장, 커트 브라운(Kurt Brown) QAI Laboratories 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R 제공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수출기업에 대한 시험·인증 지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관 간 협약과 대행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수출기업과 상대국 정부·기관 간 인증 절차를 지원하고, 기술규제에도 선제 대응하는 체계로 전환했다.

KTR은 김현철 원장 취임 후 3년간 35개국 69개 해외 인증기관과 신규 네트워크를 개척했다. 이런 공격적인 해외 진출 확대로 KTR은 현재 55개국 258개 기관이라는 국내 시험인증 기관중 가장 폭넓은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시험결과 상호인정이나 기술협력 수준을 넘어 현지 인증 절차와 평가 프로세스를 공동 운영하는 수준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한 것도 특징이다.

KTR 관계자는 “국가별로 상이한 규제 체계를 사전에 파악하고,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지연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의 상징적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 세리토스에 설립된 'KTR 미주법인(KTR Americas Inc.)'이다. KTR이 100% 출자한 독립법인으로, 미국·캐나다·브라질·멕시코 등 미주 전역 시험인증과 규제 대응을 직접 수행한다. FDA(식품의약국), FCC(연방통신위원회), CPSC(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TSCA(독성물질규제법) 등 주요 인증뿐 아니라 브라질(INMETRO), 멕시코(NOM) 등 중남미 필수 인증까지 통합 서비스한다. KTR 미주법인은 화장품·식품·의료기기 등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법정대리인 역할을 맡아 현지 대응력을 높였다.

유럽에 설치된 첫번째 글로벌 인증기관 GCB(Global Certification Body)도 대표 사례 중 하나다. 2023년 폴란드에 GCB를 설립한지 2년만인 지난 24일, 첫 CE인증서도 직접 발급했다. 국내 기관이 유럽 CE인증 권한을 갖는 CE 기관 역할을 본격화한 것이다. GCB은 지난 6월 EU로부터 CE MD(기계류) 분야 공인 인증기관(NB, Notified Body) 지정을 받았다. CE인증은 유럽연합 내 제품의 판매, 유통을 위해 필수적이며, 인증 품목 대상의 경우 공인 인증기관(NB)가 발급한 CE마크를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 GCB가 CE인증을 직접 부여하게 되면서, 유럽 수출 기업은 KTR을 통해 보다 빠르고 편하게 CE인증을 받을 수 있다. GCB는 이번 제1호 CE 인증서 발급을 계기로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사이버보안, 체외진단의료기기는 물론 인증제도를 준비 중인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EU로부터 CE인증기관 확대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KTR의 이런 행보는 '한국 내 시험 → 해외 인증' 중심 구조에서 '현지 인증 → 글로벌 직접 지원'으로 옮겨가는 변화를 상징한다. 최근 각국이 기술·환경·소비재 안전 규제를 강화하면서 인증을 포함한 시장 진입 전략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KTR은 이에 맞춰 해외 현장 대응조직을 늘리고, 인증 허가권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으로 비관세 장벽을 뚫는 '직진형 구조'를 만들고 있다.

특히 북미권뿐 아니라 유럽 CE, 영국 UKCA, 동남아(ASEAN) 지역 인증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중동·중남미 지역에서는 에너지·소비재 중심의 공동평가 체계를 구축 중이다. KTR은 2026년까지 주요 수출국별 '현지 인증 파트너' 100개 기관과 협력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현철 KTR 원장은 “글로벌 인증기관처럼 현지에서 직접 각국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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