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집단지성이 사교육 경감 해법을 모색했다. 정부의 단속 중심 정책이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시민이 도출한 현실적 대안이 공교육 신뢰 회복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시민이 제안하는 사교육 경감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4기 서울교육 시민참여단의 올해 마지막 토론회로 '사교육 경감 해법을 시민의 시선에서 찾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도출된 사교육 경감 방안은 통합문 형태로 작성해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는 과도한 선행학습과 사교육 실태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과도한 사교육과 선행교육에 대해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최 장관은 “과도하게 기준을 넘는 부분은 확실히 제재할 방법을 찾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참여단은 사교육을 시작하게 된 배경으로 △공교육 수업의 한계 보완 △입시 경쟁과 진로 대비 △맞벌이 부모의 사교육 대체 △부족한 방과후 프로그램의 대안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 등을 꼽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늘·돌봄 예산 및 지원의 통합시스템 마련, 방과후 교사 및 교사의 전문성 및 역량 향상 필요성, 공교육에서의 정확하고 공정한 입시정보 제공 등에 관한 내용이 공통적으로 제안됐다.
한 토론자는 “늘·돌봄 교실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한계가 있고, 교실 강사의 전문성 부족으로 사교육으로 돌리는 과목이 많다”며 “전문성을 갖춘 강사를 확보하고, 늘·돌봄 시스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토론자는 “높은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필요하고, 교사의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교사의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연구중심 교사 연수 확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대입제도의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생 토론자는 “대입전형의 복잡성 때문에 내신반영과 대입제도에 있어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내신은 학교생활의 성실도를 평가하고, 수능은 연 2~3회 실시하는 방식 등이 도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9월 실시한 '온라인 정책제안DAY'를 통해 수렴한 시민 의견을 분석해 도출한 △공교육 내실화와 맞춤형 학습지원 방안 △돌봄·방과후 혁신과 지역사회 연계 확대 방안 △공정한 입시제도 개선과 교육격차 완화 방안 △학부모 인식 전환과 행복 중심 교육문화 조성 방안 등 4개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단속과 통제만으론 안 된다”면서 “학부모의 불안 요소를 잠재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용 서울시교육청 교육협력담당관 학부모·시민협력팀 장학관은 “정책개발팀에서 참여단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검토를 통해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분류하고, 교육부 등 상급 기관에 건의할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며 “당장 어떤 정책을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사교육 부담을 해소할 방안을 찾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육감은 “토론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은 공교육에 대한 신뢰, 공교육 중에서도 사립학교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것”이라면서 “교사의 역량보다는 태도의 문제인데 학부모의 제안이 학교 현장에서는 민원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교사가 상당히 지쳐있다. 우리나라 교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교사를 믿고 격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 교육감은 “공교육 신뢰도 향상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종단연구가 많이 발표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사교육 지출과 관련한 연구 진행도 시사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