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시대에 양적 성과 뒤로 질적 관리가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입학 검증과 심사 등 외국인 입학 절차에 대한 대학 간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은 국내 학생과 외국인 학생 선발 지침의 차이가 크다. 국내 학생 선발 지침은 까다롭지만, 외국인 학생 선발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한국어능력시험 토픽 3급~4급 이상 또는 대학 자체 시험 등 권고 기준만 있다. 학력 검증도 졸업증명서 원본을 요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인터뷰로 갈음하는 곳도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대학 입학 절차는 여전히 대학 자율에 맡겨 제각각이다. 언어 능력과 학업 역량 검증 기준도 들쭉날쭉해 지원만 하면 합격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상위권 대학은 자체 기준을 높게 적용한다”며 “이런 불균형 속에 입학 검증과 지원 절차를 최소한 점차 표준화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입학 절차가 일정 부분 표준화되면 학생들은 대학 간 서류 반복 제출이나 불필요한 공증 절차에서 벗어나 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공통된 객관적 기준이 마련되면 지원자의 한국어 능력이나 기본 학업 역량을 보다 쉽게 가늠할 수 있어 우수 인재 선별에도 도움이 된다.
한정훈 세종대 원스톱서비스센터 팀장은 “선발 기준·표준 서식·디지털 검증 같은 최소한의 공통 장치를 갖추면 입학 절차부터 학생비자나 체류 관리까지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된다”며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이 제고되고, 대학은 중복 행정이 간소화돼 학생은 반복 제출과 불필요한 검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현실에서는 표준화 논의가 쉽지 않다. 한 대학 관계자는 “아직 한국은 본격적인 유학생 유치 초기 단계라 해외처럼 일괄적인 표준 제도를 적용하기에는 기반이 부족하다”며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유학생 충원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너무 높은 문턱은 자칫 유학생 유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학마다 여건 차이가 큰데 동일한 기준을 강제하면 일부 지방대학은 아예 외국인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표준화는 필요하지만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표준화 모델이 정착돼 있다. 영국은 국가 차원에서 유학생 검증, 지원, 절차 등을 표준화해 운영한다. 영국 'UCAS'는 학부 입학 중앙 플랫폼으로, 하나의 공통 원서로 최대 5개 전공·대학에 지원하고 핵심 정보를 단일 양식으로 제출한다. 대학은 심사 후 조건 충족 시 합격확인서를 발급하고, 학생은 확인 번호로 학생 비자를 신청해 지원,합격, 비자가 순차 연계된다. 이 표준화 구조는 학생에게는 중복 제출을 줄이고, 대학은 진위·자격 검증을 용이 하게 해 행정 부담을 낮춘다.
호주는 호주 정부가 유학생 교육을 공식 승인한 기관·과정 목록인 'CRICOS'에 등록된 기관만 유학생을 모집할 수 있다. 또한 이 등록기관이 유학생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라인 허브 'PRISMS'를 통해 학생의 등록·휴학 등 변동 사항을 내무부에 실시간 공유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역시 유학생 질적 관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 입학 절차 표준화보다는 대학별 역량 강화 및 현재 유학생의 교육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학생이 증가하는 만큼 질적 관리를 위해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제를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는 대학은 인증을 통해 비자 절차가 간소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