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HVDC, 에너지 고속도로와 함께 고속주행 예고

LS일렉트릭이 최근 개발을 완료한 500㎿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의 상용화가 임박했다. 이재명 정부 핵심 에너지 정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서 HVDC 역할이 커지면서 10여년 넘게 해당 분야 투자를 이어온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한국전력이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에서 추진 중인 '신부평 HVDC 변환소'에 500㎿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중 가장 큰 용량으로, 개발시험과 검수시험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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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직원이 부산사업장에서 초고압 변압기를 제조하고 있다.

500㎿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의 현장 적용은 11조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꼭 필요한 장비다. 서남해에 조성되고 있는 대규모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들 활용하기 위한 총 620km 길이의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HVDC 변압기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이번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이어, 2040년까지 남해와 동해를 연결하는 U자형 전국 에너지 송전망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기존 2036년이었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5년 앞당겼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500kV급 대용량 전압형 HVDC 변압기 개발사업 참여기업을 선정했고, 여기에 LS일렉트릭도 이름을 올렸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교류(AC) 전력을 고압의 직류(DC) 형태로 변환시켜 송전한 뒤 최종 소비처 인근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기술이다. 기존 교류 송전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지중·해저 케이블 적용에 유리하며, 대규모 전력 수송에 있어 경제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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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본체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LS일렉트릭은 지난 2013년 국내 유일 HVDC 변환설비 공급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HVDC 분야 신뢰성과 안정적 생산 인프라까지 확보하고 있다. 2014년부터 총 4개의 HVDC 변환용 변압기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지난 2014년 북당진~고덕 1단계에서는 610억원을 수주했으며, 2019년 동일 프로젝트 2단계에서는 계약 규모가 735억원으로 커졌다.

2018년에는 동해안~신가평 HVDC 1단계에서는 2126억원을 수주했다. 이어 2024년 연말에는 동해안~동서울 HVDC 2단계에서 5610억원 규모의 HVDC 변환용 변압기 4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500㎸ 동해안-동서울 HVDC 변환설비 건설사업' 2단계 프로젝트에서 변환용 변압기(CTR) 40대를 5610억원에 공급하며 관련 사업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은 특히 전류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이미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HVDC 변환용 변압기에 있어서는 전류형은 전압형보다 기술 개발 난이도가 높다. 이미 고난도의 전류형 사업 경험까지 있는 만큼 전압형으로 진행되는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LS일렉트릭은 HVDC 변환설비의 또 다른 핵심인 밸브(Valve) 분야에서도 기술 국산화를 준비 중이다. HVDC 전 영역의 국산화를 통해 토털 솔루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전류형 HVDC 밸브인 '싸이리스터 밸브'는 이미 개발 완료하여 수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사업장에서 싸이리스터 밸브를 생산 중이며, STATCOM용 1200A 제품을 개발해 총 7건의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전압형 밸브는 국산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GE의 에너지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GE버노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압형 HVDC 밸브 국산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내 시장 선점은 물론 글로벌 수출 확대까지 염두에 둔 행보다. 해외 기업 등 일부 기업에 HVDC 기술을 의존할 경우 국제 정세, 환율 변동 등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은 전류형 HVDC 변환설비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압형 기술도 신속하고 확실하게 확보해 향후 국내외 HVDC 사업에서 일괄 공급이 가능한 턴키 역량을 앞세워 GW급의 대규모 사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최근 GE버노바와 업무협약(MOU)을 위한 협약식에서 “HVDC 변환설비 기술을 국산화하여 국내 시장 주도권 확보는 물론이고,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 확대를 통해 에너지 네트워크의 새로운 미래를 열 것”이라고 강조하며 HVDC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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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시험설비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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