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영화 관세' 엄포... “미국 밖 제작하면 100% 부과”

Photo Image
영화 '위키드' 스틸. 영화 내 다수 장면이 영국 남부 해안 서식스 등 해외에서 촬영됐다.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밖에서 제작되는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적용되면 상품이 아닌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하는 첫 사례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서 “우리 영화 산업이 마치 아기에게서 사탕을 훔치듯 (쉽게) 다른 나라에게 도둑맞고있다”면서 해외 제작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이어 자신과 설전을 벌여온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론하면서 “약하고 무능한 주지사 때문에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하시도 했다.

영화 업계를 겨냥한 관세 부과 예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다른 나라들은 미국 영화 제작사와 스튜디오들을 미국에서 끌어내기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100%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그러나 관세가 되레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에이전시인 유나이티드 탤런트 에이전시의 제이 슈어스 부회장은 당시 CNN과 인터뷰에서 “실제로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제작진에게 비행기표와 호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했다. 이어 4개월여 만에 다시 영화 관세 부과를 주장하는 모양새다.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온다. 상품에 대한 관세는 비교적 정의하기가 쉬운 반면, '영화' 관세 범위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AJ 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 분석가는 BBC 방송에 “미국 외부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은 해답보다 더 많은 의문을 낳는다”며 “외국 배우, 감독, 자금이 투입됐지만 미국에서 촬영된 영화라면 미국산 영화로 봐야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및 증권업계는 관세가 미국 영화 산업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스튜디오의 최근 흥행작 대부분이 해외에서 촬영됐기 때문에 관세 부과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데드풀과 울버린', '위키드', '글래디에이터2' 등은 대부분의 장면이 미국 밖에서 촬영됐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번 위협을 실질적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콘텐츠 기업 주가가 '영화 관세' 위협으로 잠깐 주춤했으나 다시 원래 주가를 회복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