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창업교육이 여전히 아이디어와 이론 중심에 치우쳐 있고,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서울 RISE센터가 주최한 '제1회 산업계와 함께하는 대학교육 혁신포럼'에 참가한 산업계 창업가와 전문가들은 대학이 실전 경험을 제공하는 '창업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재 Y&ARCHER 대표는 “전통적인 학생 중심 창업은 시장 포화와 아이디어 중복이라는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라 학내 유학생, 교직원 연구 성과 등 다양한 배경에서 새로운 문제정의를 창출하도록 대학이 허브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패 사례집, 케이스 스터디 등 아카이브를 만들어 교육 과정에 녹이고, 회계·법무·지배구조·내부 통제 영역의 실무와 기업가정신 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최근 한탕주의 CEO가 잘못된 창업 인식을 심어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 기업가 윤리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은 필수”라고 말했다.

모의 IR, 투자위원회 시뮬레이션, 펀드 운영, 협상·네트워킹 등 학생들이 투자 관련 실무 중심 사고와 훈련을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는 “투자자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력을 본다”며 “생각보다 대학에서 돈의 흐름에 대해 정확히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들이 시장 검증과 투자 IR까지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예찬 스칼라데이터 창업자는 “투자 계약서 작성, 투자자 피칭, 고객 검증 같은 실제 과정을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SWOT 분석을 반복하기보다 문제 해결과 매출 발생까지 직접 해보는 모듈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창업자는 대학별 창업 정책의 격차도 문제로 꼽았다. “창업 휴학, 학점 인정, 지원 기금, 멘토링 등 대학마다 기준과 지원 정책이 달라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학교에 따라 기회가 달라지는 것은 창업자 간에 공평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윤 창업자는 창업센터 공간 운영 문제도 꼬집으며 “매출이 낮은 초기 팀은 공간 배정에서 밀려나는데, 이런 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학 창업센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용석 중앙대 교수는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이 비교과 교육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며 “산업계 요구를 반영해 기업 문제 해결 프로젝트형 과목과 현장 실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로국밥식' 지역 창업 정책들이 보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글로컬대학이나 RISE 등 정부 사업과 함께하려 해도 행정 구역마다 정책 등이 달라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특정 지역의 인프라를 사용해야 하는데, 해당 지역의 RISE는 허가를 안 해준다”면서 “창업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업 경제권은 단일 행정구역의 경계를 초월해 창업 관련 자원과 인프라 네트워크가 상호 연결된 경제적 협력체다.
현장 중심 교육만큼 창업 실패에 대한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사회는 창업 실패를 '낙인'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고 도전 자체를 꺼리는 원인이 된다는 뜻이다. 대학은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성여 동명대 창업학과 교수는 “실패는 성공을 위한 도전의 일부로 인식하는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며 “대학은 학생이 실패해 보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