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이재명 정부의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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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온라인플랫폼법제정촉구공동행동이 28일 서울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통상 압박 규탄 및 플랫폼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25%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은 관세 인하 및 철회를 조건으로 한국에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 연령 완화, 농산물 검역 기준 변경, GMO 감자 수입 허용 등 구체적인 요구가 오르내린다. 식량주권과 국민 먹거리가 또 다시 통상 테이블 위에 올랐다.

농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는 농축산인과 시민단체가 잇따라 집결했다. 참여연대는 “미국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중단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며 규탄했고, 농민단체는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8월 1일을 대한민국 농업의 기일(忌日)로 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쉽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대미 수출 통로를 확보하려면 일정 수준의 유연한 통상전략도 필요하다.

그러나 유연한 협상이 곧 무원칙한 양보로 이어져선 안 된다. 개방이 불가피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보완대책이 전제돼야 한다. 실용외교를 표방한 정부라면 이번 협상을 국익 중심의 첫 시험대로 삼고 감정 아닌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농민단체의 반발을 단순한 저항으로 보지 말고 협상 과정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협상은 비공개지만 원칙과 기준은 분명해야 한다. 투명하지 못한 절충은 결국 신뢰를 잃는다. 산업과 농업 사이에서 누구의 편을 들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양쪽 모두를 설득할 것인지가 외교의 해법이 돼야 한다.

국익은 어느 한 쪽에만 있지 않다. 그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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