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토론장 나란히 앉았지만…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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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9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처음으로 같은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가 주최한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함께 참석한 두 사람은 서울시의 복지정책에 대해 이견 없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 '보수 단일화'에 대해서는 여전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이 잘못해 이준석 후보가 밖에 나가 고생하고 있지만 고생 끝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정책 방향도 늘 함께 가고 있고, 나는 지금도 이 후보를 다른 당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공개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준석 후보의 반응은 단호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행사장을 나온 직후 기자들의 물음에 “요즘 당연한 말을 하는 것들이 왜 이렇게 새롭게 느껴지나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3년 동안 아주 큰 성과를 내놓은 직후에는 '표 떨어진다'고 내쫓더니, 요즘은 다른 생각을 하는 걸 보니 환절기인가보다”라며 “그렇다고 제 정치적 입장이 달라질 것 없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토론 후 “양극화와 교육 격차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고만 밝히며 정치적 중재에 적극 나서지 않았음을 전했다. 두 후보가 서울시의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 정책 전국 확산에 공감대만 보였다고만 했다.

이후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년 정책 발표 자리에서도 김 후보는 “생각과 정책이 다르지 않다. 지금은 헤어져 있지만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대일 결전의 장이 돼야 한다”며 김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세대교체와 미래 경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보수진영이 승리하려면 젊고 진취적인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의 문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는 반면, 이 후보는 보수진영 내부와의 조율보다 '반이재명 단일구도' 형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선거까지 2주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는 물밑 가능성만 남긴 채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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