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카카오톡으로 광고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친구톡'을 대폭 개편한다. 광고성 메시지 수신에 동의한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정보를 제공하도록 기능을 강화한다. 문자 서비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 메시징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친구톡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식 출시한다. 현재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 개편된 친구톡 명칭은 '브랜드 메시지'가 유력하다.
친구톡은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로 추가한 고객에게 광고성 메시지, 프로모션,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개편된 친구톡에서는 마케팅 수신에 동의한 이용자가 별도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추가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 메시지 도달 범위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진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쿠폰·이벤트 등 혜택과 정보를 한층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순한 광고성 메시지가 아닌 할인 쿠폰 등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카카오톡의 사용자 친화적인 유저인터페이스(UI)로 기업·소비자 모두 기존 문자 메시지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개편된 친구톡은 광고 발신 주체를 명확하게 표시한다. 사용자는 클릭 한 번으로 광고 수신을 거부할 수 있다. 문자 메시지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 제기할 수 있는 스팸 메시지 우려도 없다. 카카오는 친구톡을 보낼 수 있는 사업자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물론 전송 자격이 있는 공식 딜러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 기반 필터링과 스팸 방지 체계를 적용해 불법 도박, 피싱, 사행성 사이트 등 불법 메시지 발송도 차단한다.
카카오가 친구톡을 개편하면서 현재 통신사들이 주도하는 기업 메시징 서비스 시장을 뒤흔들 전망이다. 기업 메시징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이용자에게 각종 알림을 보내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알림톡'으로 이미 금융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친구톡을 개편하면서 광고성 메시지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카카오는 현재 정보성 메시지 전체 발송량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성 메시지에서도 카카오톡 특유의 다양한 기능과 메시지 형식 등을 앞세워 점유율을 본격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기업 메시징 시장 진출로 문자 기반 수익에 크게 의존해온 통신사의 기존 사업 모델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 메시지 시장 역시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