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서비스 기업의 국가AI컴퓨팅센터 사용 여부 결정에 비용 등 사용조건이 관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엔비디아 H100·블랙웰 등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거나 민간 기업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GPU(GPUaaS)를 사용하는 것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효율성, 품질 등 측면에서 확실한 이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AI업계에 따르면 GPU 등 AI 인프라 수요가 있는 기업들은 국가AI컴퓨팅센터 조기 가동에 긍정적이다. 삼성SDS·LG·SK텔레콤·네이버·카카오·NHN클라우드 등 대기업의 경우 각각 수천장 규모 첨단 GPU를 확보하고 있지만, AI 기술·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 다수가 스타트업으로 대규모 GPU를 직접 구매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오픈AI 'GPT'·'o', 메타 '라마',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 xAI '그록', 딥시크 'R1'·'V3' 등 수십~수백만장의 GPU를 활용하는 미국·중국 빅테크 기업의 AI 언어모델·추론모델을 따라잡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GPU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국가 주도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반기는 이유다. 기업들은 국가AI컴퓨팅센터 사용 자격과 조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큰 틀의 공모지침을 제공했지만 인프라 제공 방식, 비용 등 세부 운영방안은 모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기업 컨소시엄에 위임했다.
AI업계는 국가AI컴퓨팅센터가 AI 기술·산업 발전을 위해 첨단 GPU를 대규모 확충, 산업·연구계에 안정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설립 목적을 충분히 이행하기를 희망했다.
특히 공공에서 51% 지분을 갖게 되는 만큼 최첨단 GPU 확보와 합리적인 사용료, GPU 활용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환경과 품질 보장, 높은 인프라 접근성, 수도권 외 지역에 들어설 데이터센터라는 점에서 레이턴시 최소화, 강력한 보안 대책 등이 사용 전제 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나눠주기식 GPU 할당이 아닌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 수요 기업 경쟁력과 잠재력을 고려한 합리적인 인프라 배분을 강조했다. 스타트업들은 중소·벤처기업게도 인프라 활용 기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경우 광주 AI데이터센터 등 기존 공공 GPU 임대사업 참여도 쉽지 않을 정도로 수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국가AI컴퓨팅센터가 합리적인 기준으로 국내 수많은 연구개발(R&D)·실증·사업화 수요를 적절하게 충족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