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결승 진출자 2명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향해 치닫고 있다. 29일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4명의 후보들은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27일부터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단일화와 탄핵 논란을 둘러싼 입장 표명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최종 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단일화 토론을 두 번 하고, 원샷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못 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도 “한 권한대행이 출마한다면, 경선 초반부터 단일화를 주장해온 후보로서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인천시청을 방문해 유정복 시장을 만나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천원주택' 전국 확대 정책건의서를 전달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한 대행 출마에 부정적이지만 단일화 자체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재명 대 한덕수, 이재명 대 우리 당 후보 이렇게 일대일로 대결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공정한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을 찾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 이재명과 전장에서 이기려면 힘을 아껴야 한다”며 “내가 가진 힘의 10분의 1만 경선에 썼고, 이재명에게는 200% 쏟아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대선 후보가 된다면 그것 자체가 승리를 이끄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과반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26일 열린 2차 TV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한덕수 단일화론'을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며 신경전을 펼쳤다. 탄핵 사과 문제에 대해선 안·한 후보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고개를 숙인 반면, 김·홍 후보는 신중한 태도로 즉답을 피했다. 단일화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김·홍·한 후보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며 열려 있는 자세를 보였다.
주도권 토론에서는 후보들 간 공약 실현 가능성, 정치 경력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한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은 내부 소모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과 싸우기 위한 준비”라며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국힘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선 막판 후보들의 단일화 명분 확보 경쟁과 탄핵 사과 이슈, 그리고 각자의 정치력과 정책 비전이 얼마나 표심에 영향을 미쳤는지가 결선 진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