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대표선수 보스턴다이내믹스 부울경 유치
부품산업 연계 클러스터 만들어 트럼프 스톰 극복
AI 기반 로봇산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세계는 다시금 거센 보호무역의 회오리 속으로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동차, 전자,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통상 리스크가 다시 우리 산업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그 해법은 다름 아닌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는 이미 로봇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로봇산업은 이제 더 이상 '미래 산업'이 아니다. 현재이자 현실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약 59만대로, 전년 대비 7%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AI 기반 자율로봇 시장은 2023년 약 143억달러 규모에서 2034년에는 124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제조·물류·의료·건설·국방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로봇이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은 더 이상 기계산업의 하위 항목이 아니다. AI, 자율주행, 센서,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융합된 '지능형시스템'으로서, 국가 기술 역량의 결정판이 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이 자국 내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AI 로봇산업이 세계 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대한민국은 보스턴다이내믹스라는 결정적인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92년 MIT에서 스핀오프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초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4년에는 전기 기반의 신형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수천대 단위로 이를 자사 공장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제 본격적인 양산체제 전환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를 물색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2021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면서, 한국과 기술적·산업적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공장을 대한민국에 설립하자. 더 구체적으로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 유치하자. 부울경은 이미 5000여 개의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해 있는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 거점이다. 감속기, 정밀모터, 제어장치 등 로봇에 필요한 핵심 부품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도 많다. 내연기관차 산업의 축소로 인해 이들 기업은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공장이 들어선다면, 이들 기업은 로봇 부품산업으로 전환해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기술 기반 통상전략으로 전환하자. 우리는 지금 단순한 무역 보복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산업 질서의 구조적 변화 한가운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는 외풍일 수 있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던 산업 대전환의 동력을 되살릴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산업용 로봇 밀도를 자랑한다. 종사자 1만명당 1012대로, 독일·일본·미국을 압도한다. AI, 배터리, 반도체, 정밀기계 등 로봇산업의 기반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내믹스라는 세계적 브랜드의 양산 공장까지 유치한다면, 우리는 아시아 로봇산업의 허브는 물론, 글로벌 스마트 제조의 리더로 도약할 수 있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부지 제공, 세제 혜택, 로봇 실증특구 지정, 지역대학과의 인재 양성 협력 등 종합적 유치 패키지가 필요하다.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기술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이다. 지금이야말로, 로봇을 중심으로 한 기술 대전환을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부울경으로 유치하는 일은 단순한 입지 경쟁이 아니라, 한국의 산업 패러다임을 다시 디자인하는 선택이다.
트럼프의 관세는 돌풍이다. 그러나 바람은 날리는 자를 삼키지만, 돛을 단 자에게는 추진력이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AI 로봇이라는 새로운 돛을 펼칠 순간이다.

이광재 PD(전 국회사무총장) yeskjwj@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