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연기와 유독가스가 병원 외부를 뒤덮었지만, 경북도립안동노인병원은 병실 내부 공기질을 완벽하게 유지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의성지역 인근 대피 환자 150명을 신속히 수용했다. 병원 측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공기질 확보가 고령 환자가 대부분인 요양병원에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과는 병원이 선제적으로 도입한 '융복합열회수환기 청정음압시스템' 덕분이다. 연기를 감지하는 복합 센서를 통해 소방설비보다 먼저 위험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음압 또는 양압을 전환해 오염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산불 당시에도 연기 감지기보다 먼저 작동해 양압 전환으로 실내 공기를 지켜냈다.
기존 전열교환 방식의 환기기는 종이 필터 구조로 결로, 곰팡이, 세균 번식에 취약하고 겨울철 결빙 문제도 심각하다. 반면 현열방식의 현열환기유닛은 열교환 소자의 오염 가능성이 거의 없고, 계절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자동 청소 기능, 저소음 설계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해당 시스템은 코로나19 당시에도 병실 전체를 음압 격리실로 전환해 병원 내 집단 감염과 교차 오염을 차단했으며, 국무총리실로부터 '과학방역 모델'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다수의 공공기관과 요양시설은 구형 환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병원은 공기청정기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있음에도 HEPA13 이상 고성능 필터를 갖춘 환기유닛으로 병실 98곳의 공기를 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6000만원 이상의 공기청정기 대여료와 냉난방 에너지 손실이 절감돼 경영 효율성과 보건 안전성,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했다.
병원 관계자는 “공기 오염 유입률 0.001% 이내의 사실상 무균 수준 공기 환경은 미국 ASHRAE 기준을 충족하며,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권고되고 있다”며 “관련 법규와 설치 기준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환기유닛 개발자는 “감염 예방과 재난 대응을 위한 환기 기술이 이제는 필수”라며 “이 기술은 오염이 심한공간을 비롯 학교,병원, 수영장, 산업현장 등 24시간 실내공기를 관리해야하는 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