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을 내달 1일부터 본격 실시한다. 25일부터 최대 10만 명 참가자 모집에 나선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달 초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간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에 나선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다. 프로젝트 한강 참여자들은 은행 계좌에 넣어둔 현금을 CBDC 기반 '예금토큰'으로 바꿔 지정된 사용처에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내 QR코드만 스캔하면 된다. 사용자 입장에선 사실상 체크카드 사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기술적인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정산대금 즉시 지급 및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다. 한은이 디지털화폐 결제 관련 인프라 테스트에 나서는 취지다. 예금토큰과 연결되면서 몇 달이 지나야 받을 수 있었던 사용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CBDC 기반 예금토큰 시스템은 기존 PG사나 카드사를 거치지 않아도 정산 가능하다는 점에서 카드 수수료·자금조달 비용도 낮출 수 있다. 디지털화폐로 바우처를 지급하면 사용자가 일일이 해당 카드나 종이 상품권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어진다.
김동섭 한국은행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서 국민의 바우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실시간 대금 지급과 지급 조건 설정 등을 통한 복잡한 정산 절차 및 부정 수급 문제 등의 해결 가능성도 점검해 볼 예정”이라 짚었다.
프로젝트 한강에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 △BNK부산 등 7개 은행이 참여한다. 테스트 참가자는 이들 은행 중 하나를 계좌로 보유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교보문고, 세븐일레븐, 이디야 커피,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 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현대홈쇼핑, 땡겨요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1인당 예금 토큰 보유 한도는 100만 원, 테스트 기간 총결제 한도는 500만 원으로 제한된다.
프로젝트 한강은 단순한 결제 기능을 넘어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과 연계해 혁신 서비스를 테스트한다. 서울시의 청년·문화 바우처, 대구시의 보육 바우처, 신라대학교(부산)의 청년·소상공인 바우처 프로그램이 이번 테스트에 연계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3개월간 첫 테스트가 종료된 후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프로그래밍 기능에 기반한 개인 간 송금, 다양한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 등 추가 활용 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다.
김동섭 한국은행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은 “테스트 종료 후 블록체인 원장 거래 기록 관리 테스트 등 정비기간을 거쳐서 최대한 빠르게 후속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