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행 플랫폼 래티브, 라이더 배달비 출금 먹통…제2의 디폴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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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AI 생성 이미지.

래티브가 운영하는 배달 대행 플랫폼 영웅배송 스파이더(구 스파이더크래프트)에서 라이더의 배달비 출금이 멈추면서 제2의 배달 대행 플랫폼 디폴트 사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2월 말부터 스파이더의 라이더 출금이 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라이더는 배달을 수행한 후 가상계좌에서 배달비를 출금한다. 그런데 래티브는 이달 초 가상계좌 입출금 오류 공지를 띄웠다. 가상계좌 서버 모듈 교체 작업 중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골자다. 조치 기간은 3월 4일부터 9일까지라고 적혀 있으나, 아직(16일)까지도 출금이 막힌 것으로 확인됐다.

래티브는 헥토파이낸셜의 가상계좌를 사용 중이다. 가맹점(식당)이 헥토파이낸셜 가상계좌에 배달비를 입금하면 헥토가 래티브에 일정산하고, 래티브가 라이더가 출금할 수 있는 가상계좌에 현금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자금이 움직인다. 헥토파이낸셜은 가맹점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달료를 매일 정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헥토파이낸셜 담당자는 “모듈 교체의 문제는 없었으며, 헥토파이낸셜은 정상적으로 래티브에 일정산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래티브쪽 계좌에서 라이더에 대한 정산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헥토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금 불가가 가상 모듈 작업 오류때문이라는 최초 공지와는 달리 문지영 래티브 대표는 최근 자금 부족을 암시하는 공지를 대표 명의로 올린 후 삭제했다. 문 대표는 공지에 “스파이더를 사랑해준 분들께 실망을 드리고 신뢰를 잃었다”며 “끝까지 상황을 수습하고 정상화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정상화에 대한 공지는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업계는 래티브 사태가 제2의 만나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정산 자금이 바닥나 라이더 출금이 제한된 바 있다. 현재 만나코퍼레이션은 투자자들에게 지급 불능(디폴트)를 통지한 상태다.

일부 배달 대행 플랫폼의 경영 악화는 과도한 대여금 문제와 유동성 관리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달 대행 플랫폼은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부상하며 투자를 받아 성장했다. 해당 투자금을 대여금 명목으로 라이더 모셔오기에 사용했으나, 이를 상환하지 못하는 라이더가 생겨나면서 기업의 재무 상황도 덩달아 악화됐다. 래티브도 신한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5위권 배달대행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대여금을 라이더에게 내준 것으로 알려져있다.

자체 배달로 운영되는 쿠팡이츠의 부상과 배달의민족 자체 배달 증가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배달 대행 플랫폼의 주 수익원은 배달 건당 라이더가 주문 중개 솔루션을 이용하며 지불하는 80원 가량의 수수료다. 그러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자체 배달 비중이 늘면서 배달 대행 플랫폼이 담당하던 주문 건수가 대폭 줄었다.

업계는 향후 배달 대행 플랫폼이 빅3로 재편될 것이라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대로나 바로고와 같이 그나마 규모가 큰 분리형 배달 대행 플랫폼의 경우 배민의 정책 변경에 맞춰 대응하고 있으나 중소형사는 최근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향후 대형 플랫폼을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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