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골절에 폰 배터리도 꺼져
깊은 도랑 빠지며 움짝달싹 못해
하수구 작업자 우연히 목격해 구조

미국의 한 여성이 도랑에 빠져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후드티로 물을 짜서 마시는 기지를 발휘해 생존했다.
12일(현지 시각) NBC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뉴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실종된 여성 브리오나 카셀(41)이 전날 인근 도로 옆 도랑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실종 6일 만이다.
카셀은 지난 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차를 몰고 자택을 나선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
그의 아버지 델마 콜드웰은 “카셀은 깜빡 잠에 들었고, 그대로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깊은 도랑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라고 설명했다.
카셀은 사고 후 의식은 있었지만 두 다리가 운전대 아래에 끼어 차량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신고를 할 수 있는 휴대전화마저 배터리가 다 해 꺼져 있었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비명을 지르기도 했지만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에 묻혀 아무도 듣지 못했다.
먹고, 마실 것조차 없었던 카셀은 입고 있던 후드티를 바로 옆 얕은 개울에 담군 뒤 이를 짜서 물을 마셨다.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가 실종된 사이 가족들의 신고를 받은 구조대는 6일간 수색 작업을 펼쳤다.
아무런 성과가 없던 인근에서 장비를 작동해보고 있던 하수구 작업자가 도랑에 빠져 부서진 차량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카셀은 손목, 갈비뼈, 다리에 부상을 입어 큰 수술을 받았다. 추후 경과에 따라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지만 목숨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은 “회복까지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는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 그가 살아있어 너무나 기쁘다. 그를 꼭 껴안고 키스하고 싶다”며 안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