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대신 잡아라”...맨손으로 인질범 제압한 중년의 영웅
지난 7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 검사대에서 60대 남성이 인질극을 벌이다가 지나가던 50대 남성에게 맨손으로 제압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공항 보안 검색대 직원이 67세 남성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그는 갑자기 칼을 꺼내 21세 여성 직원을 인질로 삼았습니다. 여직원의 머리채를 붙잡고 “가까이 오지 마라”라며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공포에 질린 여직원이 비명을 지르자 현장에 있던 공항 직원과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한 중년 남성이 “여성 대신 나를 인질로 삼으라”라고 제안했습니다. 난동범이 이를 수락하고 여직원 대신 붙잡힌 그는 난동범과 대화를 나누며, 방심을 유도한 뒤 틈을 타 흉기를 빼앗아 바닥에 던졌습니다. 그 순간 경비원들이 달려들어 난동범을 제압했습니다.
난동범을 제압한 이 남성의 정체는 전직 복싱 챔피언인 '무사 압드라임(52)'으로 친척들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왔다가 여직원의 비명 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왔다고 합니다.
압드라임 씨는 “저는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불안했습니다. '만약 그가 여직원을 죽이면 어떡하지?','내 딸이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오직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용감한 행동은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압드라임 씨는 카자흐스탄 대통령 훈장을 수여받았습니다.
이창민 기자 re34521@etnews.com